고향집

고향집

고향집-김지숙 돌계단 올라서면 고향집 마당이 보인다 그리운 오빠 얼굴 유리구슬 처럼 반짝이고 도토리 깍데기 소꿉놀이하던 나뭇잎마다 추억이 얹혀 있다 담벼락에 집을 지은 새들은 알들을 남겨두고 남쪽으로 떠났고 우리는 그 알의 어미라고 우기며 놀았다 지금 깜깜한 길을 따라 고향집을 찾아간다 가도 보이지 않는 길 이 세상 어디서도 없는 집 안개 속인 듯 구름 속엔 듯 집이 하나 있다 새소리 잠자리 떼몰고오는 국화향 연못 옆 빨간 열매 달던 앵두나무 회색빛 고운 기와지붕 고향집 대문이 열린다 만리향 그윽이 쏟아지고 그리운 추억들이 초록잎새 총총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