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만 없어도"...학교 떠나려는 교사들 / YTN 사이언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만 없어도"...학교 떠나려는 교사들 / YTN 사이언스

[앵커] 교사들이 최근 꼽는 가장 무서운 단어는 아동학대입니다 학부모는 물론 학생들마저 툭하면 아동학대를 거론하며 교사를 압박한다고 하는데요 교사들은 정상적인 생활 지도가 아예 불가능해 자괴감을 느낄 정도라고 호소합니다 강민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올해 10년 차 초등학교 교사인 A 씨 1학년 담임을 맡았던 2년 전, 학생의 부모에게 '가정 내 조치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가 폭언을 듣고, 교육청 신고까지 당할 뻔했습니다 [A 씨 / 초등학교 교사 : (학부모가 저에게) 저경력 교사라서 생각이 없어서 그렇게 일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느냐, 그렇게 생각이 없어서 어떻게 교사를 하느냐, 이런 식으로 막말을 하셨고요 ] 이후 A 씨는 자기 자신을 자꾸 검열하게 된다고 고백합니다 얼마 전엔 2학년 어린이가 손등을 할퀴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데도, 아동 학대로 몰릴까 봐 아무런 조치를 할 수 없었습니다 교사들은 지난 2015년 아동학대 범위에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가 추가된 뒤, 교실 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입을 모읍니다 학부모뿐 아니라 최근엔 어린 학생들마저, 교사의 훈계와 충고를 '아동학대'로 몰아간다는 겁니다 [A 씨 / 초등학교 교사 : (학생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조금 더 강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더니 한쪽에 있던 남자애들이 '선생님, 요즘 아동 학대로 선생님들 많이 고소당하던데 저희도 교육청에 신고할까요?'라고 하면서 히죽거리더라고요 ] 실제로 최근 5년 동안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되거나 고발돼 수사받은 사례는 1,252건 그런데 절반이 넘는 676건이 무혐의 종결이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전체 아동학대 신고에서 불기소율이 14 9%인 점을 고려하면, 교사를 상대로 고소, 고발이 무분별하게 남발된다고 볼 수 있는 셈입니다 그 결과, 교사들은 아이들을 사랑하고 가르치는 게 좋아서 잡은 교편을 이제 내려놓고 싶다고 말합니다 [A 씨 / 초등학교 교사 : (아이들이) 제가 가르쳐준 내용을 되뇌어줄 때 '내가 교사하길 정말 잘했구나'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여기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는 걸 느끼곤 합니다 ] 정치권에서는 교사의 생활 지도를 아동 학대로 보지 않는 법률 개정안이 주목받고, 학생인권조례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권과 학생 인권은 서로 배치되는 가치가 아닌 만큼, 어떻게 해야 둘을 함께 신장시킬 수 있을지 논의할 때입니다 [A 씨 / 초등학교 교사 : 학생인권조례에서 일부 사항을 폐기해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고요 그만큼 교사의 교권도 존중해달라고 말씀을 드리는 거에요 ]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 co kr) #아동학대 #교사 #교사신고 #뉴스 #정보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 [프로그램 제작 문의] legbiz@ytn co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