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게임중독은 질병” 분류…기준과 논란 쟁점은? / KBS뉴스(News)
[앵커] 술이나 마약처럼 섭취 중독을 인정해오던 WHO가 이제 게임 같은 행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이번 결정은 여러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는데, 어느 정도 수준의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했나요? [기자] 먼저 게임 조절 능력이 상실됐는지의 여부 둘째, 일상생활을 챙기지 못할 정도로 게임을 우선시하느냐의 여부 셋째, 게임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그만두지 못하느냐, 이 세 가지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WHO는 이런 상태가 게임중독이라고 분류했습니다 [앵커] 중독의 심각성과 지속성 여부를 보고 판단을 한 건데, 그 정도 수준이면 질병으로 분류하는 의학적 기준이 있나요? [기자] 조현병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은 피검사나 MRI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지는 않죠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합의를 통해 질병을 분류하고 진단기준을 만듭니다 이게 바로 의학적 기준이 되는 거죠 그런데 오류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정신의학계는 과거에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고 치료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시 질병이 아니라고 인정하기까지 20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전문가들의 합의에 의해 질병을 정의하는 정신과의 특성상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앵커] 그래서인가요? 게임업계가 지금 who의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명확하지 않다 그게 지금 지적을 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반대하는 입장의 주요 근거가 바로 부족하다는 그것인데요 사실 게임과 중독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한 연구가 미흡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뒷받침할 여러 연구도 분명히 있습니다 뇌파 연구가 대표적인데요, 게임을 할 때 평범한 사람과 게임중독자의 뇌파가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게임을 할 때, 문제를 풀 때 보이는 뇌파가 나오는데 게임중독자에게선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 등을 통해 전문가들이 판단한 것이 이번 WHO의 결정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심각한 수준의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규정을 하면 의학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게임을 몰두하고 약간의 낮은 수준의 중독자도 질병처럼 게임중독자를 잠재적 정신질환자로 낙인찍고 죄책감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 낙인효과라고 하죠 자신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더 나쁜 행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젭니다 중독은 스스로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합니다 낙인이 두려워 정신질환으로 분류할 수 없다면 이들이 도움받을 곳은 없습니다 [앵커] 이런 경험 식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대체로 게임에 중독되고 몰두하는 게 청소년 시절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게임을 그만두거나 관심이 줄어드는데 저절로 둬도 되는 걸 굳이 질병으로 지정하는 것 아니냐 이런 반론은 어떻습니까? [기자] 청소년기에 게임에 몰입했다가 멀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죠 정말 끊기 힘들다는 도박중독·마약중독 등과는 다른 부분이죠 하지만 육체적 심리적 성장기인 청소년기라는 게 중요합니다 중독 수준으로 게임에 빠져 있으면 마음이 자라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대인관계를 잘 맺지 못하고 외톨이가 돼 우울증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앵커]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규정을 하면 의학적 치료에 있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혹시 담뱃세처럼 그런 건강부담금을 게임에도 내야되는 거 아닌지, 이런 얘기도 있고요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는 이렇습니다 게임중독 증상으로 병원에 와도 질병명이 없죠 그래서 우울증이나 적응장애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되면 관련 통계가 쌓이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도 더 가능해지겠죠 앞으로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담뱃세는 금연치료 등에 보조를 하고 있죠 하지만 게임중독은 얼마나 심각한지, 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되는지 아직 연구결과가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게임에 건강부담금을 부과하는 건 너무 이른 예상인 것 같습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