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과 빨치산 토벌이 남긴 상흔과 치유, 벽송사와 서암정사 가는 길 | 칠선계곡, 지리산, 경남 함양 | 정용식의 사찰 여행 100선 | 감성여행쉼 | #22

대한민국 각지의 사찰을 소개하는 ‘정용식의 내 마음대로 사찰 여행 비경 100선’ 스물두 번째 주인공으로 경남 함양 벽송사와 서암정사를 다녀왔습니다 구불구불한 길, 한눈에 들어오는 지리산 조망으로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 함양 오도재를 넘어 '한국 3대 계곡'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지리산 칠선계곡의 초입에 자리한 벽송사와 서암정사에 도착했습니다 전북, 전남, 경남 3도에 걸쳐 있고 천왕봉, 노고단, 반야봉 등의 3대 주봉과 함께 1,500m 이상 봉우리만 10여 개에 이르며 불일폭포, 칠선폭포 등 관광 명소가 즐비한 지리산 한편에 6 25 전쟁과 빨치산 토벌 등 우리 역사의 아픔과 그 아픔을 이겨내 보려는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벽송사와 서암정사가 있습니다 벽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12교구 본사인 해인사(海印寺)의 말사로 6 25 전쟁 당시 빨치산들이 야전병원으로 사용되었고 국군의 빨치산 토벌 작적 수행 중 방화되어 삼층석탑 하나만 남겨두고 완전히 불에 전소되었다고 합니다 벽송사뿐만 아니라 6 25 전쟁으로 지리산에 자리한 십수 개의 웅대한 전통사찰과 암자, 그리고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 등 많은 문화재들이 전쟁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구례 화엄사, 연곡사, 천은사, 하동 쌍계사, 칠불사, 산청에 대원사, 법계사, 내원사, 율곡사, 정취암, 남원 실상사, 함양 벽송사, 안국사 등) 서암정사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습니다 벽송사가 단조롭고 담백한 느낌이라면 서암정사는 아기자기하고 고즈넉한 잘 가꿔진 동양화 속 정원과 같습니다 한 폭에 담긴 지리산 풍경, 연못, 정자 그리고 독특한 형태의 석굴과 석상들을 통해 불교예술의 극치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서암정사는 벽송사에 부속된 조그만 암자로 서암이었던 미타굴을 벽송사 주지 원응 스님(?~2018)이 중창한 사찰입니다 원응 스님은 서암정사의 석굴법당에서 1989년부터 10년간 6 25 전쟁의 참화로 희생된 지리산의 무수한 원혼들의 상처를 달래기 위해 불사를 진행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우회해야 하지만 벽송사와 함께 지리산 둘레길 4코스에 포함되었던 '빨치산 루트'와 현재 운영중인 지리산 북쪽 산청군에 자리한 지리산 '빨치산 토벌 전시관'이 벽송사와 서암정사의 아픔과 위로를 함께 계승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누리면서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족의 아픔과 치유를 함께 공감해 볼 수 있는 이번 사찰 방문, 역시나 또 한 번의 소중한 여행이었습니다 [여행 정보] 광주대구 고속도로 지리산IC 또는 함양IC에서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에 있습니다 지리산IC로 들어갈 경우엔 인월시장과 남원 실상사를 들려보고 가면 좋고 함양IC로 진입할 경우엔 S라인 드라이브코스인 오도재를 넘어 지리산 조망공원에서 잠시 쉬며 지리산풍광을 즐기고 가도 좋겠습니다 #지리산 #칠선계곡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