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서울대 입시곡 :: Chopin Etude Op.25 No.8

2025 서울대 입시곡 :: Chopin Etude Op.25 No.8

#쇼팽에튀드 #chopinetude #입시곡 사랑하는 구독자 여러분 정말 보고싶었어요! 8월의 마지막 밤, 어떻게 보내고 계신지요 8월의 마지막 선곡은 쇼팽의 에튀드 작품 25 중 8번입니다 매달 에튀드 하나씩 연주하기로 하고는 작년에 6번까지 하고 쉬었다가 지난달부터 시작했어요 7월에는 첫곡을 에튀드로 했는데 이번달에는 마지막 곡이 되었습니다 쇼팽 에튀드는 피아노 전공생들에게 입시의 추억같은 곡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저는 이제 입시나 시험을 위해서 연주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테크닉이 녹슬지 않도록, 어떤 면에서는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에튀드 연습을 계속하고 있어요 쇼팽은, 어떻게 하면 치기에는 극악무도하게 어려우면서 듣기에는 극한의 아름다움을 표현할까 궁리 또 궁리하면서 이 에튀드 작품을 만든게 분명해요 쇼팽 자신은 모든 에튀드를 완벽하게 연주해봤을까? 싶은 괜한 의심까지 들더군요 에튀드가 늘 시험곡, 콩쿨곡이었기 때문에 연습하다보니 예전 생각이 나고 욕심이 나서 영상을 늦게 올리게 되었어요 에튀드를 본격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하면 한 세월은 그냥 갈거예요 그럴 순 없죠 왜 평생을 두고 해나갈 일을 영상 하나에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가! 싶어서 그냥 시원하게 쳐버리자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이 곡은 왼손과 오른손에서 6도 화음을 연결하며 노래하는 곡인데요, 찬송가처럼 네 개의 음이 동시에 울리는데 반음계 스케일과 아르페지오 음형으로 선율이 넘나들다 보니 리듬과 템포 안에서 절제하며 연주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하다보니 계속 여기 저기 고치고 싶은 데가 점점 더 생기고 이러다 오늘 또 못 올리겠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다듬는 데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에, 그저 시원하게 짱짱하게 소리 다 내면서 쳐서 올립니다 여기 고치고 저기 고치고 하다가 곡이 누더기처럼 될 즈음 이럴 일이 아니다, 건반 바닥까지 소리 내면서 기본에 충실하자 하며 치다보니 어느 순간 폭포같은 소리가 나서 저도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에 막 웃었습니다 며칠 전 찍었을 때에는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못 올렸어요 그렇다고 연습을 채워 소리를 모으지 않고 살살 누르거나, 소리를 덜 내서 처리하거나 어찌 저찌 하다보면 우선 손부터 가식적으로 움직이고 우스운 소리가 나서 다시 또 깨닫게 되죠 "아 맞다, 피아노 연습에 지름길은 절대 없었지 " 하고요 제가 유독 요령의 능력이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고지식한 저의 성격이 피아노랑 천생연분, 참으로 잘 어울린다고 자화자찬 해가며 즐겁게 연습했어요 여기서부터 이제 다듬고 다듬고 다듬어서 완벽하고 매끈한 에튀드를 치는 것, 그래서 높은 점수를 받고 합격을 하는 일, 그 작업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이지만, 오늘의 에튀드와 지금의 생각은 늘 기억하자고 저도 마음을 다시 정리합니다 저의 연주를 찾아주시는 분들은 저의 힘있는 표현과 단단한 소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음악이라고 해서 마음에서 다 나오질 않고 결국은 손끝에서 그 소리가 나와줘야 하니까 에튀드 연습이 힘들지만 여러분께 듣기 좋게 이 노래, 저 노래 다 잘 쳐드리려면 꼭 해야하니까 잘 봐주세요 이 연주의 주인은 쇼팽도 저도 아닌 여러분들이시니까요 불꽃놀이 같기도 하고 폭포같기도 한 쇼팽의 6도 에튀드 즐겁게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 에튀드 틀어놓고 매달리기 1분, 플랭크 1분 도전해 보려고요 (오 제가 해봤는데 음악을 따라가다보면 타이머보다 확실히 조금 더 오래 견디게 됩니다!) 언젠가는 마지막 코드까지 버틸 수 있는 날이 오겠죠? 오늘도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