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 / 16:56] I will be the reason you come back. Tokyo Monorail, to Haneda Airport | 도쿄모노레일

[Day 5 / 16:56] I will be the reason you come back. Tokyo Monorail, to Haneda Airport | 도쿄모노레일

Tokyo Monorail, from Hamamatsucho to Haneda Airport Tokyo Japan, February 08, 2023 04:56 PM 東京モノレール、浜松町から羽田空港。 東京、日本、2023年02月08日。 午後04時56分。 도쿄모노레일, 하마마츠초에서 하네다공항 도쿄 일본, 2023년 02월 08일 오후 04시 56분 4k 60fps korea, DJI Pocket2 google map: #tokyo #japain #4k #nightlife #nightstreet #일본 #도쿄 #日本 #東京 #東京モノレール #tokyomonorail #도쿄모노레일 #浜松町 #羽田空港 #hamamatsucho #hanedaairport #하마마츠초 #하네다공항 -- 가끔 안부를 주고받는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너 여기에 없다며?” 그녀는 장난스럽게, 혹은 핀잔하듯이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곳으로 오게 된 이유를 구구절절이 설명할 수 없어 그냥 그렇게 되었다고만 말했지만, 어쩌면 그녀는, 나의 이런 상황을 이미 모두 알고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와 친하게 지냈던 건, 같이 일했었던 잠시뿐이었고, 그 뒤로는 만나거나, 자주 연락하진 못했지만, 어디선가 나의 소식을 전해 들을 때면, 그리고 그 소식이, 그렇게 좋지 못한 일일 때면, 반드시 나에게 연락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냥 시덥잖은 농담만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에게는 그런 말들이, 위로가 되었다 그녀의 말은 언제나 나의 상황을 조금도 나아지게 하지 못하고, 나의 결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했지만 그녀와 통화를 마치고 나면, 나는, 나의 상황을 조금 더, 차가운 머리로 생각할 수 있었고, 나의 결정을, 조금 더, 밀고 나갈 수 있었다 그녀와는 쉽게 만날 수도 없고 지금은 나와는 전혀 다른 그런 일을 하고 있었지만, 어쩐지 그녀는 언제나, 내 편에 서 있는 것 같은, 내가 그어놓은 선 안에 기꺼이 있어 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번에도, 내가 떠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연락을 준 것 같았다 아마도 한가하게 휴가나 떠나온 것이라면 연락을 주지 않았겠지 내가 떠나온 상황을 모두 알고 있으니, 이렇게 연락을 해주었으리라, “갔으면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심부름시킬 게 얼마나 많은데 ”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가 떠나온 곳에서 팔고 있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말했다 “거기가 싸단 말야 여기에는 없는 것도 있고 ” 나는 그녀에게, 이미 이곳에서의 일정이 끝나버렸고, 이제 전철을 타고서 마지막 장소로 가고 있는 길이고, 그녀가 말한 물건을 살만한 곳은 없다고 그렇게 말했다 “면세점은 무너졌니? 핑계 대지 말고, 문자로 목록 보내줄 테니까 있는 거라도 사와 알겠지?” 그녀의 거침 없는 말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방금 전까지 깊고 깊은 마음의 바다에서 고민하고 있었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질 만큼 전화기에 알림이 두 번 울렸다 하나는, 상품의 목록이 적힌 문자였고, 하나는, 그녀가 보내온 돈이었다 “그 정도면 넉넉할 거야 돈 남기지 말고, 뭐라도 사와야 한다 ” 몇 가지 핑계는 더 남아있었지만, 지금 그녀에겐 의미가 없을 거 같아, 그냥 상황을 보고 적당히 사가겠다고 둘러댔다 그녀는 핑계대지 않는 나의 말에 조금, 웃었다 그리고는, “돌아올 거지?” 라고 나에게 물었다 “돌아와, 이유가 없다면 내가 돌아오는 이유가 되어줄게 ” 그녀가 부탁한 물건을 사게 된다면, 물건을 주어야 하니, 혹은 사게 되지 못한다고 해도, 돈을 돌려주어야 하니, 잠시는, 돌아가야 할지도 몰랐다 “왜? 이유가 부족해? 왜 답이 없어? 이유를 더 만들어줘?” 그녀는 장난치며 말했고, 나는, 돌아간다는 말 대신 부탁한 물건들을 사가겠다고, 그렇게만 말했다 그녀는, 나의 그런 대답에 잠시 말이 없다가 “위스키는 꼭 사와야 돼 ” 라고 당부하며, 전화를 끊었다 아마도 그녀는, 전화를 끊고서, 술이 없었다고 하진 않겠지 라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한 웃음을 짓고 있을지도 몰랐다 - 그녀의 성격이라면 분명 그럴 것 같았다 - 그러나, 말했듯이 그녀의 말은 나의 상황을 바꿔주지 못하고 나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잠시, 그녀를 만나게 될지는 몰라도 내가 가야 할 곳은, 이미 정해둔, 그곳이었다 그리고 말했듯이 그곳으로 간다는 건 돌아간다는 의미가 아니었다 나는, 그녀가 보내준 목록에서 위스키 이름 몇 개를 기억해두었다 그중에 한두 개만 사가면 될 것 같았다 그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아마 전화를 끊고, 몇 시간이 지나면, 그녀는 나에 대해 들었던 소식과, 나와 통화했던 일들을, 그녀의 바쁜 일정들 사이에서 완전히 잊게 될 것이었다 그것이 우리가, 잠시동안만 같이 일했고, 그 뒤로 만나지 못한 채, 이렇게 연락만 주고받았던 이유였다 그녀가 마음을 쓰는 건, 혹시 돌아오지 못할까 하는 나인 것이지 그녀가 부탁한 물건을 한껏들고서 무사히 돌아온 나는 아니니까 어쩌면 그녀의 바쁜 일들 탓에 부탁한 물건은 전해지지 못하고, 아무 일 없는 나의 연락에는 “미안한데 그냥 네가 써주면 안 될까? 선물이야 무사히 돌아온 선물 ” 라며 끊어버릴지도 몰랐다 그래도 괜찮았다 내가 그녀에게서 기대하는 위로는 그 정도였다 내가 어디에 있든, 그러니까, 땅 아래 깊은 곳, 빛 하나 없는 어두운 곳에서도 내가 선 하나를 그으면, 그녀는 언제나 선 안에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 그런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