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접견 가라? ‘한동훈 등판’ 여당 속내 들어보니 [런치정치]

尹 접견 가라? ‘한동훈 등판’ 여당 속내 들어보니 [런치정치]

"한동훈 전 대표가 윤 대통령 접견 가면 그림 나오지 않겠나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판을 앞두고 국민의힘 한 소장파 의원이 한 말입니다 한 전 대표는 최근 SNS에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썼죠 오는 26일 저서 출간 예고 후 '한동훈이 얼마나 달라졌을까'가 당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는데요 한 전 대표 등판이 임박한 국민의힘, 지금 분위기는 어떨까요 한동훈 전 대표가 오는 26일 출간하는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 표지 "갈등 불씨 되살아날까 우려" 일단 한 전 대표의 등판으로 잦아든 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당내 우려, 적지 않습니다 '친윤' 나경원 윤상현 김기현 의원은 물론 권영세 비대위원장까지 공개적으로 나서 '한동훈 때리기'에 나섰죠 "지금은 한동훈의 시간이 아니다"(나경원, 윤상현) "계엄 선포가 '위헌'이라고 한 건 성급했다"(권영세)라고요 김기현 의원은 "판단 못하는 장수는 해악"이라고까지 했습니다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 드러낸 거죠 상당수 의원들이 한 전 대표에 대해 이렇게 평가합니다 "머리가 좋은데 정치력이 부족하다"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기 보다 논리를 앞세운다" "인간적인 정이 없다"고요 당 대표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하며 당정 갈등 불협화음을 냈고, 명분만 앞세워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였다는 불만도 여전합니다 그랬던 한 전 대표가 계엄 당시 상황을 저서에 공개하면서 당내 갈등이 다시 커지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복수의 의원들이 한 전 대표에게 등 돌린 이유로 꼽는 '결정적 장면 3가지'가 있는데요 의원들과 상의 없이 성급하게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공동 담화를 발표한 것,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사실상 내란죄 자백"이라고 표현한 것, 탄핵 소추안 가결 직후 의원총회장에서 의원들 항의에 "제가 계엄했습니까? 제가 투표했습니까?"라고 말한 것입니다 계파색 옅은 한 의원은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의원들도 대부분은 계엄이 잘못했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탄핵은 다른 문제였다 탄핵 소추안 가결 당시에도 당 컨센서스(합의)가 모아진 게 '2주만 버티자'는 거였는데, 한 전 대표가 탄핵의 둑을 너무 빨리 무너뜨렸다"고요 결국 많은 의원들이 지적한 한 전 대표의 '과오'와 '실수'를 얼마나 인정하고 바로잡는지에 관심이 쏠리는 겁니다 "한동훈, 중요한 자산…중도 확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뒤 국회를 나서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친한계' 인사들은 복귀를 예고한 한 전 대표 지원 사격에 나섰죠 "한동훈은 한동훈대로 또 홍준표는 홍준표대로 우리 당의 중요한 자산"(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이라고요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어제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엄 해제를 주도한) 한동훈이 우리 당을 살렸다"고요 "한 대표가 온건 보수와 중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다"는 겁니다 조기대선이 현실화 된다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맞서 한 전 대표가 여당의 외연을 넓히고 당내 경쟁의 역동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거죠 '한 전 대표가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하나'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 접견 얘기도 그래서 나온 겁니다 비상계엄을 한 대통령이 잘못은 했지만, 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찾아가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겁니다 원칙을 중시하는 이전의 한 전 대표에게서는 기대하기 힘든 그림이죠 유승민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쌓인 오해를 풀고싶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친한계 내부에선 대통령 접견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일단 접견 신청을 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받아주지 않을 것이고, 그런 모습을 연출했다간 "또 쇼한다"고 비판만 받을 거란 겁니다 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와 맞지 않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한 친한계 관계자는 "한 전 대표가 가진 중도 지향 이미지 선명성이 희석되고 '결국 너도 구 세력에 굴복하는 거냐'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다른 의원은 "윤 대통령이 어렵다면 추경호 전 원내대표를 만나 앙금을 푸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최소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현 지도부에도 적극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한 대표가 나는 안 만나도 되니까 추경호 전 원내대표나 친윤 의원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나를 만나서 뭐하겠냐"고 말합니다 정치인이 만나는 사람은 그 자체로 메시지이니까요 '사과' 수위 놓고 친한계 의견 엇갈려 한 전 대표가 등판할 때 내는 성찰의 메시지 '수위'도 관심입니다 "아쉬웠다" "성급했다"부터 "경솔" "사과"라는 단어까지 쓸지 말입니다 한 전 대표로선 수위가 높을수록 부담이지만, 진정성 담긴 사과 메시지를 낼 수록 의원들 마음이 더 열릴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친한계 내에서도 사과에 대한 반응은 엇갈립니다 친한계 A 의원은 "대표가 당 경선을 일단 이겨야 대선 후보가 되고 그때 중도층 확장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경선을 이기려면 지역 조직을 쥐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지지가 필수"라고 했습니다 화끈하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녹아들어가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대선 경선 룰은 당원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최종 후보를 뽑기 때문이죠 반면 친한계 B 인사 "대표가 잘못한 게 있어야 사과를 하지 무슨 사과를 하냐"고 했고, 친한계 C 의원도 "정치인의 사과는 그 무게가 가벼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할 문제가 아니다"고 거리를 뒀습니다 결국 한 전 대표의 선택에 달린 셈이죠 친한계 내부에선 어떤 방식으로 등판해서 세몰이를 할지 고민 중입니다 친한계 D 의원은 "전당대회 때처럼 의원들 모으고 의원실에서 보좌관 받아서 일 시키는 방식으로는 100전 100패"라며 "게릴라식으로, 공중전으로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여론의 주목을 받을 만한 메시지와 그림으로 이슈를 이끌겠단 겁니다 초선, 비례대표 중심인 친한계 인사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숙제도 있습니다 특히 좌장 역할을 할 중진 의원을 모셔야 한다는 말이 나옵니다 한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본인보다 나이가 적은 의원들은 더 편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며 "본인이 생각해서 모든 틀을 짜야하는데 윗사람은 의견도 들어야 하고 지시하기도 불편하기 때문 아니겠냐"고 했습니다 당내에선 한 전 대표가 조기 대선 국면에 나오는 게 시기상조라는 기류도 있습니다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책임을 지고 물러난지 2달 반만에 나오는 건 너무 이르다는 겁니다 한 3선 의원 "한 전 대표는 항상 빠르다 지난번 전당대회 때 안 나왔으면 지금쯤이면 당에서 구원투수로 모셔오려고 난리였을 것"이라며 "한 전 대표가 진짜 달라졌다는 말을 들으려면 불출마 선언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2월 말 등판한다는 한 전 대표, 왜 지금 한동훈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어떤 대답을 내놓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