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살이꽃 딸꽃
살살이꽃 딸꽃-김지숙 우로雨露에 단장한 듯 눈부신 얼굴 여린 초록 이파리는 햇살을 받쳐 들고 바람도 멈칫 쓰다듬고 지나가는 고고한 여린 대궁 깊은 데서 길어 올린 너의 미소 바라보면 화려한 촛불처럼 가을은 황금빛이 되고 환하게 물오른 살살이꽃 너처럼 다정하게 웃을 수 있다면 그늘도 돌멩이도 화답하겠네 내 안의 모든 슬픔 새처럼 단숨에 날아오르겠네 신이 처음 만든 살살이꽃 가을이면 바리공주 아흔 아홉 산을 넘어와 살살이꽃 들고서 네 곁에 서겠네 살을 살려내고 오색 빛나는 꿈마저 살려 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