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급 비상...위기의 소아응급실 2020.02.12(수)

의사 수급 비상...위기의 소아응급실 2020.02.12(수)

[리포트] 최근 전북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입구에 내걸린 안내문입니다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경증 환자는 다른 병원을 찾아달라는 내용입니다 더욱이 소아 환자의 내원마저 자제시키면서 부모들의 불만이 번졌고, 진료 거부 행위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병원 측은 응급실을 찾는 소아 환자가 해마다 4천5백 명이 넘고,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밤 시간대와 주말에 환자가 집중되면서 의사들의 과중한 업무가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전북대병원 관계자(음성변조) "경증 환자들이 너무 많으니까 응급 진료가 응급이 아닌 외래 진료처럼 보게 되니 문제가 되는 거죠 " 응급실 과밀화 현상에 이어 의료진 공백도 큰 문제입니다 전북대병원은 지난해 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모집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지원자도 받지 못했습니다 때로 정원이 미달하는 해는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전북대병원은 최근 의료 공백 사태를 해결하려고, 소아응급실 전담의 5명을 추가로 뽑겠다는 대책을 긴급히 내놓기까지 했습니다 의료 수급 문제는 전북대병원을 비롯해 전국의 상급 병원에서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녹취] 보건복지부 관계자(음성변조) "응급의료의 수많은 이슈가 있기 때문에 중요성으로 보자면 조금 밀리거든요 이것보다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저출산 문제로 의료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아청소년과를 지망하는 인원도 덩달아 줄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의과대학의 비인기과 기피 현상으로까지 번지면서 전공의 부족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의료진 공백은 보호자와 환자의 불편과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도균/대한소아응급의학회 총무이사(서울대학교병원) "표현을 못 하고 협조가 안 되는 소아의 특성을 잘 이해하면서 경증이 많다고 하지만 그중에 중증 환자가 숨어 있기 때문에 경험으로 잘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거죠 " 정부 정책도 겉돌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초 수도권에 몰려 있는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역 의료계는 전담 의료진 확충이 전제되지 않으면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백수경/전주 예수병원 진료처장 "개별 병원에 맡겨놓을 게 아니라 정부 지원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응급 소아과에 대한 거점 병원 또는 응급실 소아 전담의에 대한 지원 사업을 개발해주셨으면…" 소아응급실의 진료 차질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