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이러려고 팬클럽 하나? - 2022.08.26 [MBN 뉴스7]

'눈물이 난다 이 길을 걸으면 ' 올해 4월 과천 서울대공원 종합안내소 앞에, 짙은 하늘색 수국이 흐드러지게 핀 1,450㎡, 440평 규모의 소담스럽고 아름다운 정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의 팬클럽 '영웅시대 위드 히어로'가 자발적으로 모은 기금으로 서울대공원이 추진하는 꽃의 숲 프로젝트 참여한 거였죠 하지만 거창한 개막행사도 없었고, 귀퉁이에 작은 글씨로 '임영웅'이라고 쓰여있는 게 다였습니다 사흘 전,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건희 사랑'엔 윤석열 대통령의 대외비 일정, 대구 방문 시점과 구체적 장소까지 적힌 글이 올라왔습니다 실제로 대통령은 오늘 여기에 갔고요 야당이 '비선, 국정농단'을 거론하며 김건희 특검법까지 제정하자고 공세를 퍼부었지만, 대통령실은 유구무언, 입이 열 개라도 제대로 말을 못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윤 대통령 부부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청사 잔디밭에서 찍은 사진이 대통령 공보라인이 아닌 팬클럽을 통해 공개된 게 지난 5월인데 불과 3개월 만에 보란 듯이 더 큰 보안사고가 터진 거니까요 대통령실은 '죄송하다'면서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준비한 행사고, 참석하려는 당원이 적지 않아 알음알음으로 알려진 것으로 안다 '라며, 해명에만 급급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둑은 무너지지 않죠 작은 구멍에서 물은 새기 시작하는 법입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행동이라도 '무엇을 위해서' 행동하는 건 비열하고 탐욕적이다 ' 니체의 말입니다 진정한 팬클럽이라면 '지금 우린 무엇을 위해 모였는가'에 대한 정확한 답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혹, 호의라 할지라도 내 행동으로 인해 내가 지지하는 이에게 조금이라도 해가 된다면 멈추는 게 맞습니다 지켜드리겠다며 만들어진 팬클럽, 하지만 이들이 지키는 게 진짜 김건희 여사인지, 아니면 자기들의 이념인지 헷갈리면 안 됩니다 팬클럽이 선한 영향력을 펼치면 그들이 지지하는 이의 이미지도 좋아지게 되지요 그게 순수한 팬클럽의 힘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이러려고 팬클럽 하나?'였습니다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 MBN 유튜브 커뮤니티 MBN 페이스북 MBN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