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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김원균부터 모란봉까지…북한의 음악정치
앵커 멘트 북한은 독재체제를 오랜 세월 유지하다 보니, 예술이 정치의 시종이 되는 일이 일상화돼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민들을 하나로 묶는데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수단으로 음악이 꼽히고 있는데요. 그래서 북한엔 ‘음악정치’라는 말도 있습니다. 오늘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본질은 유지하되 세습 권력자가 바뀔 때마다 나름의 변신을 꾀해온 북한 음악정치의 계보와 실체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 북한 최고 예술단의 연주와 합창 소리로 가득 찬 공연장.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음악 작곡가 김옥성이 태어난 지 100주년을 맞아 열린 공연이다. 북한 TV는 한 시간여를 할애해 공연 실황을 중계방송했다. 수천 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메웠고, 김옥성의 유가족까지 초대됐다. 녹취 사회자 : “할머니 연로하시지만 한마디 좀 해주시겠습니까?” 녹취 은영남(김옥성 부인) : “정말 저희 남편에게 온갖 사랑을 다 부여해주시고 이끌어주시고 내세워주신 분은 바로 우리 수령님과 장군님이시고 우리 당입니다.” 한 작곡가를 기리기 위한 성대한 공연에 기록영화까지 만들어 선전하고 있는 북한. 이곳에서 ‘음악’과 ‘음악인’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녹취 '영광드립니다. 조선노동당이여' : “영광을 드립니다. 당이여. 감사를 드립니다. 당이여.” 지난 5월, 36년 만에 열린 제 7차 당대회 첫날, 북한 TV를 통해 방영된 신곡이다. 당에 대한 충성심을 끌어내기 위한 이 노래를 시작으로, 녹취 '우리는 만리마 기수' : “자기 힘을 믿고 만난 헤쳐 가는 우리들은 만리마 기수, 만리마 조선의 기상이여 ” 연이은 속도전 속에 북한 당국이 구호로 내세우고 있는 ‘만리마 정신’을 강조하는 노래와, 녹취 '간절한 마음' : “아 그 언제면 뵈오랴. 우리의 원수님...” 김정은을 사모하는 듯한 가사의 노래까지. 음악을 통해 최고지도자를 우상화하고 사상 통제를 시도하는 이른바, ‘음악정치’의 일면이다. 인터뷰 전영선(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북한에서 음악을 포함해서 문화예술이라고 하는 것의 1차적 목표는 주민들로 하여금 당이 제시한 정책방향으로 나올 수 있게끔 고무 추동하는, 다시 말씀해서 선전선동하는 기능을 1차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 역시 그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수단, 그 다음에 인민 교육의 방법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김일성 시대, 초창기 ‘음악정치’의 선봉대 역할을 한 건 김원균, 리면상, 김옥성으로 대표되는 1세대 작곡가들이었다. 녹취 '김일성 장군의 노래' : “장백산 줄기줄기 피어린 자욱...” 특히, 김원균이 작곡한 김일성 장군의 노래는 김정일이 주요 정치행사에서 북한 국가를 대체해 부르라고 지시했던 대표적인 우상화 음악이다. 이 노래 등을 작곡한 공으로 최고 음악 영재들이 다닌다는 평양음대에 사후 그의 이름이 붙었을 정도다. 최근 쇼팽국제청소년피아노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마신아 양도 이곳 학생이다. 또, 김정일이 최고의 작곡가로 꼽은 김옥성은 ‘결전의 길로’ 등 군가풍 가요를 주로 만들었다. 이들은 이렇게 김일성의 빨치산 활동을 찬양한 ‘혁명가요’나 ‘전시가요’, 그리고 우상화 노래인 ‘송가’를 집중적으로 작곡했다. 후계자 김정일은 1980년대 직접 창단을 지시한 ‘왕재산경음악단’과 ‘보천보전자악단’을 통해, 이른바, ‘악단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과시했던 김정일은 ‘음악으로 고난을 극복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소위 ‘음악정치’를 본격화했다. 녹취 '반갑습니다' : “동포 여러분~ 형제 여러분~ 이렇게 만나니 반갑습니다~” 비장한 혁명가요나 우상화 노래 일색이던 이전과 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