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빛 #(시) 배성근 / 낭송 방경희

#새해의 빛 #(시) 배성근 / 낭송 방경희

새해의 빛 배성근 가만히 귀 기울이면 저 멀리 지난 해넘이가 아쉬워 아등바등할 때 이미 제야의 종소리는 들려옵니다 마지막 이파리 같이 매달린 달력이 뚝 하고 떨어진 자리에 금방 새순의 숫자가 돋아난 듯 동토에 검은 그림자가 살금살금 뒷걸음질하더니 저 먼 곳으로 냅다 도망을 칩니다 깜짝 놀랄 듯 세상 빛 하나가 솟아오르고 바다,강,산,늪에서 일제히 함성 소리가 들려올 때 함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새해의 빛과 같은 희망이 심장박동 소리와 같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새벽부터 부지런 떨며 앞으로 한걸음 내디디는 세월은 어김없는 우리 모두의 약속입니다 지난 검은 그림자가 눈을 뜨지 못한 이들을 위한 새해 첫 아침의 기도가 시작되고 삶이 곧 시작을 알리는 타종 소리가 사라질 무렵 나를 재촉하는 것은 새해 빛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