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의 출근길…노사 화합 새 시작 / KBS  2022.02.25.

37년 만의 출근길…노사 화합 새 시작 / KBS 2022.02.25.

[앵커] 옛 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김진숙 씨가 37년 만에 꿈에 그리던 출근길에 올랐습니다 김 씨 복직을 요구하며 노조가 세웠던 천막 농성장도 노사가 함께 철거했는데요 김 씨의 복직이 노사 화합과 상생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최위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노란 안전모에 푸른색 작업복을 입은 김진숙 씨가 조선소에 들어섭니다 용접공으로 일하다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된 뒤 37년 만에 다시 나선 출근길입니다 20대 청년이던 그는 어느새 백발이 성성해졌습니다 [김진숙/해고 노동자 : "정문 앞에서 단식을 해도 안 되고, 애원을 해도 안 되고, 피가 나도록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던 문이 오늘에야 열렸습니다 "] 2020년 만 60살 정년을 지나 복직과 동시에 퇴직하게 된 김 씨 남은 노동자들만큼은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게 해달라 끝까지 당부했습니다 [김진숙/해고 노동자 : "단 한 명도 자르지 마십시오 어느 누구도 울게 하지 마십시오 하청 노동자들 차별하지 마시고 다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이 복직은 의미가 있습니다 "] 그동안 김 씨 곁에서 함께 싸워온 동료들은 이제야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심진호/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장 :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이제는 해고 노동자 김진숙이 아닌 자연인이고 일반인 김진숙으로 누구나 누려왔던 일상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 노조가 김 씨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 조선소 입구에 세웠던 천막 농성장도 6백여 일 만에 노사가 함께 철거했습니다 사 측은 김 씨의 복직을 계기로 노사가 힘을 합쳐 회사 안정과 지속적인 성장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철상/HJ중공업 상무 : "서로 간의 양보와 이해로 오늘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되니 실로 감회가 새롭습니다 새 시대를 맞이하는 저희 HJ 중공업의 노사 화합 정신이 잘 나타나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동안 암 투병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김진숙 씨는 당분간 치료에 전념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