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첩 누명 53년’ 김양진 무죄…법원 “과거 잘못 사과” / KBS 2025.01.21.
과거 간첩으로 내몰렸던 제주인들에게 잇따라 무죄가 선고되고 있습니다 1972년 간첩으로 몰려 10년 넘게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김양진 할아버지도 50년이 넘어서 명예를 회복했는데요 법원은 과거 잘못된 재판에 대해 사죄했습니다 나종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1930년 제주에서 태어나 5살 무렵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간 김양진 할아버지 그곳에서 아버지를 여의고, 15살이던 1945년에는 원자폭탄 피해로 어머니와 동생까지 잃었습니다 형, 누나와 살아남았지만 궁핍한 삶을 이겨내려 30대 나이에 어릴 때 양자로 들어가기로 했던 친척 집을 찾아 다시 제주로 돌아왔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평화롭게 살던 1972년 어느 날 과거 일본에서 사회주의 계열 사람을 만났다는 이유로 치안본부에 끌려갔고, 갖은 고문 끝에 간첩이라는 허위 자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 최종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집에 있던 일본제 라디오는 간첩 활동의 핵심 증거로 둔갑했습니다 [김양진/간첩조작 피해자 : "간첩한 놈이 그런 것(고문)이 아프냐고 하면서 더 심하게 하고 그래서 (저도) 될 대로 돼라 해서 거기서 말해주는 것을 부정하면서도 결국 한글(진술서)로 (허위) 시인했죠 "] 최근 법원이 김양진 할아버지 재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당시 불법 체포와 강제 구금, 가혹행위에 따른 진술은 무효이고 증거로 제시된 라디오 역시 위법하게 수집됐다며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인생 황금기에 징역 15년 장기 복역한 김 할아버지와 가족의 고통은 상당했을 것이라며 당시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이 잘못됐음을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문성윤/김양진 씨 재심 재판 변호사 : "(재판부가) 사법부 구성원으로서 피고인한테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솔직히 말했습니다 재판부의 그런 솔직한 말에 경의가 표해질 정도로 "] 50여 년 만에 누명을 벗게 돼 다행이라는 김 할아버지 다른 억울한 사람에게도 시선을 돌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양진/간첩조작 피해자 : "(저처럼) 고통과 고난을 받은 사람들이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한 사람이라도 그런 고통으로부터 벗어났으면 하는 게 내 바람입니다 "] KBS 뉴스 나종훈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고준용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김양진 #간첩 #국가보안법 #간첩조작 #재심 #무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