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죽어가는 사회…무연고자 마지막 길도 ‘쓸쓸’ / KBS뉴스(News)

홀로 죽어가는 사회…무연고자 마지막 길도 ‘쓸쓸’ / KBS뉴스(News)

지난달 서울 성북구에서 네 모녀가 함께 세상을 등진 사건, 기억 하십니까? '성북 네 모녀'로 불린 이들은 죽음조차 한 달이 지나서야 확인될 정도로 철저히 고립돼 있었습니다 주변에 의지할 사람 없이 고독 속에 사는 이런 '무연고자'는 가족의 해체, 그리고 고령화와 맞물려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데요 오늘(25일)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그늘, '무연고자' 문제를 집중 조명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유호윤 기자가 가족도 없이 외롭게 떠나는 무연고자의 마지막 길을 따라가 봤습니다 [리포트] 깜짝 한파가 닥친 지난달 20일 아침 출근길 인파 속에 한 남성이 의자에 누워 숨져있었습니다 [노량진역 관계자/음성변조 : "직원이 신고를 했고 경찰이랑 관계기관이 출동을 했죠 "] 올해 60살인 윤 모 씨로 사인은 불명 노숙 생활을 해온 그는 차디찬 역사 안에서 홀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19일이 지나서야 시작된 장례 장례 업체를 따라 시신이 안치된 곳을 찾아갔습니다 [명재익/장례업체 대표 : "서울시에서 무연고 처리가 되면 각 구청에서 공문이 와요 보통 걸리는 시간이 15일 정도 "] 무연고자를 대상으로 한 공영 장례는 비용 문제로 두 명을 동시에 치릅니다 여인숙에서 고독사한 동갑내기 남성이 윤 씨 시신과 함께 화장 시설로 옮겨집니다 입구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을 맞이하고, 윤 씨 시신은 낯선 손에 실려 화장 시설로 들어갑니다 화장 시설 한편에는 이들의 빈소가 마련됐습니다 ["윤OO님은 지난 11월 20일 서울노량진역 대합실에서 사망하신 채로 발견됐습니다 "] 헌화를 하고 술을 올리는 이들 모두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마저도 혼자일 수 밖에 없었던 "] 윤 씨에겐 형이 있었지만 50년 전 헤어져 연락 없이 살았다며 사체 인수도 장례 참여도 모두 거부했습니다 화장이 끝나고, 작은 함에 담기는 유골 가족에게 연락이 닿지 않으면 10년간 보관하지만 윤 씨처럼 가족이 사체 인수를 포기한 경우는 화장 시설 옆 유택 동산에 뿌려집니다 [이상용/자원봉사자 : "그냥 가시기보다는 우리가 나름대로 염불이라고 해주는 게 그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이렇게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 무연고 사망자는 지난해에만 2,400여 명 50-60대가 절반가량이었고, 10명 중 7명은 남성이었습니다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