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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의 2월 21일 뉴스초점-정치인의 품격
오늘 많이 회자됐죠 경기장 제한구역에 입장해 논란을 일으킨 박영선 의원이 동료 교문위 국회의원에게 빌려 입었다는 흰색 평창 롱패딩 얘기요 평창 '팀 코리아' 패딩은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선수단 복 그런데 이 옷을 포함한 무려 260만 원의 선수단복 세트가 엉뚱하게도 교문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공짜로 지급됐다죠 지난해 평창올림픽을 홍보한다며 한 백화점에서 15만 원짜리, 좀 저렴한 가격에 롱패딩을 한정판매한다고 해, 일반인들이 새벽까지 긴 줄을 섰던 거 기억하실겁니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비싼 고급 롱패딩이 국회의원들에겐 공짜라니 당연히 특혜로 보일 수밖에 없는거죠 물론, 선수단 격려 방문을 할 때 일체감을 줄 수 있다는 권익위 판단에 따라 김영란법엔 저촉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본질은 법 위반 여부가 아니라 공직자의 처신과 품격 문제입니다 취지대로 이 패딩을 입고 선수들을 격려한 국회의원이 몇이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국가대표 선수용 옷을 입지 않아도 선수 격려는 잘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이렇게 국회의원들이 공짜로 얻은 선수용 패딩을 입고 통제구역을 무단으로 드나들 때, 평창 경기장의 환경미화원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검은색 나일론 조끼 하나 걸치고 하루 9시간씩,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에 떨면서 일을 해야 했습니다 꼭 필요했기에 요청했던 방한복마저, 계약에 없다며 지급되지 않았거든요 며칠 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 후 아깝게 3연패가 무산된 이상화 선수를 포옹하며 격려했던 고다이라 선수 그리고 맞수 고다이라 선수에게 '너도 대단하다'며 손을 맞잡았던 이상화 선수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승부의 현장에서마저 누구는 이런 품격이 나오는데 우리 정치인들, 뭐 보고 느끼는 바가 없을까요 그간의 갑질과 구태는 셀 수도 없으니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겠습니다 정치인들에게 품격을 기대하는 게 이젠 사치가 아닐까 싶어 우울해지기까지 하니까요 뉴스초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