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입맛'대로?…누굴 위한 슬로건?/ KBS 뉴스7 대전 세종 충남 [뉴스더하기] - 06월 20일 (화)

지자체장 '입맛'대로?…누굴 위한 슬로건?/ KBS 뉴스7 대전 세종 충남 [뉴스더하기] - 06월 20일 (화)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동구를 새롭게, 구민을 신나게' 민선 8기 박희조 대전 동구청장이 취임과 함께 바꾼 구정구호입니다 그런데, '아산을 새롭게, 시민을 신나게' '충북을 새롭게, 도민을 신나게' 이렇게 똑같은 형식의 구호, 혹은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는 지자체가 많습니다 표절 시비까지 일자, 해당 지자체들은 단체장 후보 시절부터 이 표현을 사용했다, 공식 발표가 다른 곳보다 빨랐다, 이런 해명을 하기도 했고요 대전 동구에도 직접 물어봤더니, "전국에 많은 지자체가 있고, 단체장들의 비전과 문구도 비슷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대전의 다른 자치구도 살펴보면, "내 일상이 즐거운 대덕구", "변화와 혁신, 힘찬 서구", "3대가 하나 되는 중구", "다 함께 더 좋은 유성", 이런 문구를 구정구호나 슬로건, 혹은 구정비전으로 정했는데요, 이 가운데 유성구만 정용래 구청장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민선 7기 구정비전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고요 나머지 4개 자치구의 문구에는 모두 민선 8기, 새로 선출된 구청장들이 자신의 구정 철학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이른바 "전임 구청장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지자체 상징 문구는 단체장의 사유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희복/상지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 : "(구청장이) 바뀌었다 해서 슬로건을 바꿔버린다면 시민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겁니다 바닥으로부터 시민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브랜드여야만 오래 지속 될 수 있고, 시민들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서 지속 가능한… "] 실제로 일부 지자체는 브랜드 슬로건 같은 상징물에 대한 조례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단체장이 지자체 상징물을 추가하거나 변경하려면 주민 의견을 수렴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유성구 조례에는 슬로건 변경에 대한 내용이 없고요 중구 상징물 조례에는 슬로건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동구와 서구는 관련 조례조차 없는 실정인데요 이들 지자체는 사실상 단체장의 결정에 따라 슬로건이 바뀔 수 있는 거고요 그나마 대덕구가 슬로건을 변경하면서 2,400여 명의 주민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대전시는 브랜드 슬로건 변경이 조금 더 까다롭습니다 시민 의견 수렴과 더불어 '전문가 자문'까지 받아야 하는데요 현재 대전의 공식 슬로건은 'Daejeon is U', 지난 2019년 8월, 시민 공모를 시작으로 시의회를 통과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전문가들이 외국의 도시를 답사하기도 하고 토론도 하면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였는데요 그런데 이장우 시장 취임 후 대전에서는 'Daejeon is U' 문구를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이장우 시장이 후보 시절부터 내세웠던 '일류 경제도시 대전' 대전시가 슬로건을 변경하는 대신 이장우 시장의 뜻이 반영된 '시정구호'를 따로 만든 건데요 일각에서는 "사실상 브랜드 슬로건을 교체한 것이고, 시민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조례를 무시한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일기도 했습니다 또, 'Daejeon is U' 슬로건 제작에 참여했던 전문가들도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양광식/순천향대 행정학과 교수/전 대전 도시마케팅 연구총괄 : "시민들과 함께 숙의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의 시정구호는 단순한 시장의 철학에 대한 비전, 시정 의지, 그것만 담겨 있는 구호처럼 느껴져서… "] 지자체 수장이 교체될 때마다 함께 바뀌는 브랜드 슬로건,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고 그때마다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는데요 민선 8기 지자체장들 취임 1년을 앞둔 지금, 지자체 브랜드 슬로건과 구호는 과연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 걸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브랜드슬로건 #구정구호 #지자체장 #민선8기 #대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