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ll] 한국기행 - 그 겨울 참 오지다 제3부 먼 길 돌아 오지
25년 전, 전국을 떠돌다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영월의 오지, 가재골(可在洞)에 들어온 유숭일 씨 가재골은 ‘가히 살아남을 만한 곳이다’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무인도 같은 생활을 꿈꾸던 숭일 씨는 같은 꿈을 가진 아내를 만나 60년도 더 된 낡은 시골집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별채와 작업실을 가진 집으로 고쳤다 겨울이 되면 부부는 산에서 나무를 해서 아궁이를 채우는데 그 크기가 다른 집 아궁이에 반도 안 되는 작은 크기 수년간 연구 끝에 단열재를 이용해 아궁이의 열효율을 높인 결과다 엄동설한 추위가 몰아쳐도 그들의 보금자리는 봄볕처럼 따뜻하다 먼 길 돌아 오지로 찾아온 이들이 만들어가는 소소한 행복을 만난다 강원도 정선과 영월 사이, 함백산 일대에 남아있는 해발 1,100m의 ‘운탄고도’ ‘석탄을 나르던 높은 길’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이 길은 만항재서부터 함백역까지 40여 km에 이른다 탄광이 문 닫으면서 ‘구름이 양탄자처럼 평평하게 펼쳐지는 길’이라는 새 뜻을 받았다 40여 년 전 석탄 산업의 전성기를 함께, 보낸 직동리 마을 사람들 더 나은 삶을 위해 청춘을 바쳐 일했던 운탄고도의 달라진 풍경이 그저 새로울 뿐이다 하늘과 맞닿은 풍경이 이렇게도 아름다웠는지, 하얀 눈이 내려앉은 겨울의 운탄고도를 걸으며 새로운 추억을 만든다 섬강이 유유히 굽어 흐르는 강원도 원주의 오지인 진방골 38년 전 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어부로 살아가는 주경숙 씨 강이 있어 살림을 꾸리고 아이 셋을 시집과 장가를 보낼 수 있었다 날씨가 추워도 살얼음 낀 배를 밀고 강으로 나가는 그녀 예전엔 사는 게 바빠 풍경 한 번 제대로 볼 수 없었는데 지금은 맨손으로 그물을 올려도 춥기는커녕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병풍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을 배를 타고 둘러볼 수 있으니 어부로 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단다 그녀가 끓여주는 한겨울 매운탕은 어떤 맛이 날까 #한국기행#그겨울참오지다#영월#오지#가재골#낡은시골집#부부의행복#강원도정선#함백산#운탄고도#강원도원주#섬강#진방골#매운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