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귀하신 구주 (Mozart Ave Verum Corpus) /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 명성가

존귀하신 구주 (Mozart Ave Verum Corpus) / 남대문교회 시온찬양대 / 명성가

지휘 김명엽 / 반주 양하영 ‘존귀하신 구주’(Ave verum corpus, K 618)는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가 1791년 6월 17일에 작곡한 라틴어 모테트입니다 당시 모차르트의 아내인 콘스탄체는 임신 중에 빈 근교 휴양지인 바덴에 가 있었는데, 모차르트가 아내를 만나러 가면서 바덴에서 합창지휘자로 일하던 친구 안톤 슈톨을 위해 이 모테트를 작곡해 주었습니다 이 곡은 그해 성체성혈대축일인 6월 17일에 바덴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모차르트는 그해 세상을 떠났는데, 자신의 죽음을 예비하듯 성체찬미가인 이 곡과 ‘레퀴엠을 작곡했습니다 찬송 시는 작자미상입니다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처음 쓰인 이 라틴어 시는 1300년경에 교회기도문으로 받아들여졌고, 다양한 버전으로 퍼져나가 중세부터 작곡되어 노래로 불렸습니다 이 시는 모차르트 외에도 윌리엄 버드, 에드워드 엘가, 카미유 생상스 같은 여러 작곡가들의 작품도 있습니다 특히 죽음의 순간에 성체께서 도움을 주시기를 간구하는 마지막 행 때문에 종종 장례예식 때 불립니다 몇 해 전 테너 파바로티의 장례미사 땐 시각장애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불렀지요, 음악평론가 알프레트 아인슈타인(Alfred Einstein, 1880~1952)은 모차르트의 ‘아베 베룸’과 ‘레퀴엠’을 비교하며 “하나는 소품이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완성되었고, 다른 하나는 대작이지만 미완성으로 남았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사를 읊어볼까요 “아베 아베 인간으로 나신 하나님의 외아들 죄악 세상 구하시려 십자가를 지셨네 옆구리로 흘리신 피 창 자리로 흘린 보혈 최후의 심판 날까지 나를 인도하소서 ” 우리는 우리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피투성이 주님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들릴 듯 말 듯 속삭입니다 “아베! 아베!”라고 ‘아베’(Ave)는 ‘안녕하세요?’, ‘찬미 드립니다’라는 인사말이죠 우리 악보엔 많은 악상기호가 적혀 있지만 모차르트는 악보에 오직 sotto voce라고만 적었습니다 ‘솟토’는 ‘아래로’란 뜻 ‘솟토보체’는 ‘소리를 낮추어 살며시’란 말입니다 보다 신성하게, 더욱 겸손히, 고요히 주님께 속삭이란 말이겠지요 처음(1-10마디)은 우리를 구원하시려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성체로 나신 주님을 찬미합니다 11마디 “죄악 세상 구하시어”부터 29마디 “창 자리로 흘리신 보혈”까지는 주님의 사역과 수난, 그리고 십자가상의 죽음을 나타냅니다 특별히 15마디 “십자가를 지셨네”의 ‘십자’(솔도)에선 높이 선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보여줍니다 원어인 라틴어도 ‘십자가에서’란 뜻인 ‘In cruce’입니다 30마디, “최후 심판 날까지”부터 마지막은 우리들이 ‘십자가 신앙’을 가지고 살겠노라 다짐하며 주님 달리신 십자가까지 따라 올라갑니다 37마디, ‘인도’(파도)도 앞의 십자가와 같은 음화(tone painting)이지만 원어는 ‘죽음’(in mortis)입니다 ‘인도∼∼∼’ 멜리스마가 ‘죽음’(in mo∼∼∼rtis) 멜리스마인 것입니다 우리가 죽을 때 주님의 수난을 기억하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라틴어 원어와 우리 번역가사는 차이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