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사람들의 더위 대처법

베트남 사람들의 더위 대처법

베트남 남부는 지금 건기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다 이맘때면 습도는 낮지만 햇볕이 강해서, 특히 점심 무렵에는 체력 소모가 엄청나다 한국에서 여름에 땀을 많이 흘려서 지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이쪽은 뜨거운 공기가 몸을 바싹 말려서 에너지가 쭉 빠지는 느낌이 든다 오늘 점심엔 1시가 되니 자리에 앉아 있는데도 마치 머리뒤에 침대가 달라붙은 듯 뫃한 느낌과 더불어 저절로 눈꺼풀이 내려 앉는다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가는 것 마저 귀찮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숙소에 들어가자 마자 씨지도 않고 푹 침대에 쓰러져 버렸다 잠시 잠을 위하고 나왔는데도 아직 몸이 정상은 아닌 듯 하다 아침에 목감기 약을 사서 먹었는데 그것 때문일까? 한 편으론 매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신기하고, 기특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점심시간 이후 2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이 있긴 하지만, 내가 숙소로 이동할 때가지만 해도 김치를 담근다고 모두들 한창이던데 베트남 사람들은 이런 혹한의 한기를 어떻게 이겨내는 지 궁금해졌다 매장에 돌아오자마자 내용들을 찾아보았다 아직도 몸과 머리가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베트남 사람들도 이런 더위에 영향을 받긴 하는데, 현지인들은 오랜 경험으로 나름의 대처법이 있다고 한다 더위에 지칠 때 베트남 사람들이 하는 행동들을 정리해 보자면, 1 낮잠(Trưa nghỉ trưa)은 필수 : 베트남 사람들은 점심을 먹고 난 뒤 30분~1시간 정도 낮잠을 자는 문화가 있다 관공서나 회사에서도 점심시간에 책상을 밀어놓고 바닥에 눕거나, 의자에 기대어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 많다 더위 속에서 체력 회복을 위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습관이 된 것이다 2 음료에 얼음 넣어 마시기 : 베트남 음료에 얼음은 기본이다 맥주도 얼음 넣어서 마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길거리에서 설탕수수즙(Nước mía)이나 코코넛주스(Nước dừa)를 사 마시는 것도 인기가 있고, 물도 대부분 뜨거운 물보다는 차가운 걸 선호한다 3 땀 덜 흘리는 음식 먹기 : 국물 있는 뜨거운 음식보다는 비빔국수(Bún thịt nướng)나 분짜(Bún chả) 같은 면 요리를 많이 찾곤 한다 또 신맛 나는 매실 절임(Ô mai) 같은 걸 먹으면, 더위로 축 처진 몸을 다시 깨우는 효과가 있다고 해서 찾는 사람들도 많다 분짜(Bún chả)는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Chả)를 새콤달콤한 느억맘(Nước mắm) 소스에 담가 먹는 요리인데, 그 소스가 따뜻하게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뜨거운 국물이 나오는 음식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이 음식을 국물 요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분짜를 먹을 때 뜨거운 국물을 홀짝거리는 게 아니라, 미리 담가 둔 고기와 면을 찍어 먹는 식이라 체감적으로 덜 덥게 느낀다 게다가 같이 나오는 신선한 채소(각종 허브, 상추 등)와 함께 먹으면 더운 날에도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또한 하노이 스타일 분짜(Bún chả Hà Nội)는 국물이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반면, 남부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버전으로 먹는 경우도 있어서,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도 하다 확실히 땀 뻘뻘 흘리면서 뜨거운 쌀국수를 먹는 것보다는, 분짜처럼 신맛과 단맛이 있는 소스에 면과 고기를 곁들여 먹는 게 더위에 덜 부담스럽긴 한 듯 하다 베트남 사람들이 더운 날에도 즐겨 찾는 이유중에 하나라고 한다 3 오토바이도 천천히, 그늘 찾아 다니기 : 한낮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도 신호 대기할 때, 무조건 그늘을 찾아서 멈춰서곤 한다 차선이 아니라 가게 처마 밑이나 나무 밑으로 피하는 것이다 걸을 때도 물론 항상 그늘을 찾아서 움직이고, 모자, 긴팔 옷을 입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4 카페에서 시원한 바람 맞기 : 베트남이 카페 문화가 발달한 이유 중 하나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특히 실내에 에어컨이 있는 곳이면 사람들로 가득 찬다 에어컨 바람 맞으면서 아이스커피(Cà phê sữa đá)나 밀크 티 등을 한 잔 하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잊으려 하는 것이다 5 샤워 자주 하기 : 놀라운 사실은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보다 샤워를 더 자주 하는 편이라는 사실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하루에 3~4번 씻기도 한다 더운 날씨에 땀이 나면 끈적거리는 걸 참지 않고, 시원한 물로 씻어버리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2부제를 시행하니, 집에서 샤워를 다시 하고 움직이는 것에 익숙해 있다고 한다 6 과일 & 허브차로 몸 식히기 : 더울 때는 수분 보충을 위해 수박(Dưa hấu), 용과(Thanh long), 파파야(Đu đủ) 같은 과일을 많이 먹고, 연꽃차(Trà sen)나 국화차(Trà cúc) 같은 차도 즐겨 마신다 과일과 음료들로 몸속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얻는 것이다 결국 베트남 사람들도 더위에 지치긴 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잘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분짜를 상대적으로 시원한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듣곤, 의아해 하면서도 한 편으론 머리가 끄덕여 진다 더운 날엔 낮잠 자고, 그늘 찾아, 얼음 잔뜩 넣은 시원한 음료 마시는 것이 답인 듯하다 목감기라도 빨리 나아 내 몸 내부에서 발산하는 열기라도 줄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밤에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혹시나 싶어 에어컨도 틀 지 못하고 나 자신의 열기와 싸우고 있는 지 벌써 3일째이다 위 내용의 자세한 사항이나, 베트남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으시다면 베트남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담아 놓은 한정호의 브런치 스토리 또는 유튜브 웹을 찾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방문해 주세요 문의 : hanjeongho@daum 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