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레몬서 1:8-25 "그 사랑 때문에"

간단하지만 깊은 빌레몬과의 인사를 전한 후 바울은 빌레몬에게 사적인 편지를 쓴 이유를 밝힙니다 그것은 빌레몬의 도망친 노예 오네시모에 대한 부탁입니다 오네시모는 골로새(?) 빌레몬 집의 노예였습니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주인의 집에서 돈을 훔쳐 에베소(?)로 도망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또 다른 이유로 투옥되게 되었는데, 거기서 바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일이 오네시모에게는 커다란 복이 됩니다 그는 감옥에서 바울을 통해 복음을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거듭난 사람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뜨거운 헌신을 통해서 바울의 없어서는 안될 조력자가 됩니다 우리는 이런 일을 우연이라 쓰고 필연이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필 오네시모가 투옥된 감옥에 바울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오네시모의 주인 빌레몬은 바울과 영적으로 깊은 관계 안에 있었던 사람이었을까요? 바울은 이것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 이루어진 것을 이내 깨달았고 빌레몬에게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때문에 그(오네시모)가 잠깐 동안 떨어져 나갔던 것이겠지요 곧 그대(빌레몬)가 그(오네시모)를 영원히 되돌려 받도록 하시려고요 ”(새한글성경 1:15) 그러면서 바울은 사랑에 의지하여 빌레몬에게 어렵지만 꼭 필요한 부탁을 합니다 그것은 오네시모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어 자신을 마음껏 돕는 사람으로 보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노예가 재산에 불과했던 당시로서는 오네시모에 대한 권한은 전적으로 주인인 빌레몬의 판단에 달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참 일할 수 있는 연령대의 노예의 값어치는 꽤 비쌌습니다 바울 또한 현재 오네시모가 자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을 숨길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중하게 편지를 보내어 빌레몬의 사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 사랑은 바울과 빌레몬이 깊이 나누고 있는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은 골로새교회의 구성원들의 애타는 마음에 생기를 얻게 해주는 사랑이었습니다 바울은 이제 다시 한 번 빌레몬에게 그 사랑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엄격한 사제관계를 근거로 명령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으로 사랑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빌레몬이 이런 바울의 부탁에 어떻게 응답하였는지 빌레몬서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명확합니다 빌레몬은 기꺼이 오네시모에게 자유를 허락하였고, 오네시모가 마음껏 바울을 섬기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였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사사로운 편지일 수도 있는 빌레몬서가 이렇게 신약성경에 당당하게 포함될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실제로 바울은 메신저로 오네시모를 골로새교회로 보내기도 합니다(골4:9) 어쩌면 빌레몬에게 보내는 이 편지도 오네시모의 손에 들려서 보냈을지도 모릅니다 이것이 복음의 힘이고, 사랑의 힘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유대인과 헬라인의 구분도, 종과 자유인의 구분도, 남성과 여성의 구분도 없습니다 바울로부터 큰 사랑의 빚을 진 빌레몬은 이제 다시 도망친 노예 오네시모에게 자유를 선사하고 동역자로 맞이합니다 신분과 성별이 곧 사회 모든 것의 근간이고, 노예가 곧 자본이었던 당시 사회에서 이 얼마나 혁명적인 사건이었겠습니까? 이 세상에 사는 그리스도인은 그것이 아무리 일반적인 관습과 문화가 되어 있다 할지라도, 성경에 비추어 잘못되고 그른 것이 있다면 거스를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독생자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이고, 우리가 매일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로 기도할 수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