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제재·인권 사각지대…러시아의 北 노동자
앵커 멘트 유엔 총회가 이번 주 12년 연속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북한 해외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우려가 처음으로 포함돼 눈길을 끌었지만, 북한의 ‘해외 노예 노동’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은 연말 특집으로 북한의 해외노동자 실태를 2주 연속 추적하겠습니다 오늘 그 첫 순서, 러시아 북한 노동자들의 현실을 강나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스크바 북서쪽,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스토예프스키와 차이코프스키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과거 러시아 제국의 황금기를 상징하각종 궁전과 사원들로도 유명한 문화와 예술의 도시입니다 도심에서 차로 30분 쯤 달리자 공사가 한창인 대규모 경기장이 눈에 띕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위해 건설 중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입니다 여기저기 건설 자재가 쌓여있고, 다양한 국적의 노동자들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바쁘게 오가며 일하고 있습니다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경기장 건설이 한창입니다 이 경기장 바로 길 건너편에 북한 노동자들을 위한 컨테이너 숙소가 마련돼 있습니다 마치 적재된 화물처럼 빼곡하게 들어찬 수십 개의 컨테이너 가까이에서 보니 난민촌을 방불케 합니다 외국인 인부에게 북한 노동자들의 숙소 위치를 물었습니다 손짓하는 곳을 따라가 컨테이너 한 곳의 문을 열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파견 북한 노동자 : "(중국에서 오신 분들인가요?) 아니요 우린 북한 사람들입니다 " 좁디좁은 컨테이너 숙소 한 곳에 무려 여섯 명의 노동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2층 침대의 윗칸에 있는 사람은 몸도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 이곳 월드컵 경기장의 북한 노동자들은 최근 긴급 투입됐습니다 지지부진한 경기장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입니다 녹취 파벨(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언론 기자) : "최근 급하게 경기장 공사를 마쳐야하는 일이 생겨서 북한인들을 투입했다고 들었습니다 " 이 경기장은 올해 완공 예정이었지만 각종 안전사고와 부패 문제로 공사가 지연됐습니다 ‘프레 월드컵’ 격인 내년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개최도 불투명했던 상황 이런 위기에 돌파구 역할을 한 것이 바로 북한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녹취 '北 노동자 고용' 고려인 사업가(음성변조) : "왜 북한 사람들 쓰는가? 일 많이 해요, 그 사람들 그다음 빨리 끝내줘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가르쳐 줘도 빨리 못 따라가요 그런데 북한 사람들은 가르쳐 주면 빨리 따라와요 북한 사람들은 미장을 어떻게 어떻게 한다 이렇게 알려주기만 하면 재깍재깍 거기에 맞춰서 " 질 좋은 노동력에 저렴한 임금, 쉬지 않고 일하면서도 열악한 작업환경에 항의 한 번 안 하는 북한 노동자둘 그러나 그만큼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기 쉽고 사고도 잦습니다 지난달에는 이곳 월드컵 경기장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1명이 숨졌고, 블라디보스톡에서는 1명이 분신하는 등 올 한해에만 러시아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 10여명이 숨졌습니다 녹취 파벨(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 언론 기자) : "경기장에서 추락사건으로 숨진 북한 사람에 대한 뉴스를 듣고 (러시아인들이) 도대체 경기장 공사 현장에 북한 사람들이 왜 있느냐고 놀라기도 합니다 내가 덧붙이고 싶은 것은 러시아에서 태어난 평범한 러시아 시민에게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는 조건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최악의 열악한 조건이라는 점입니다 " 현재 러시아에 송출된 북한 노동자는 3만 여명 대부분 벌목현장과 건설현장에서 일하는데, 이들은 하루 12시간에서 20시간까지 중노동과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녹취 상트페테르부르크 노동자 출신 탈북자(올해 입국/음성변조) : "어떤 때 보면 진짜 새벽 2시~3시까지 일할 때도 있거든요? 그렇게까지 일하고 들어와서 두시간 정도 지나서 또 나가서 일하고요 " 그러고도 한 달에 받는 돈은 50달러, 우리 돈 6만 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