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선 12월의 선정시_가을이 나에게_최종원_낭송 정설연_편집 윤기영](https://poortechguy.com/image/WtedDmKFArA.webp)
현대시선 12월의 선정시_가을이 나에게_최종원_낭송 정설연_편집 윤기영
가을이 나에게_최종원 비를 머금은 바람이 잠자던 나무의 옛 기억을 흔들어 깨운다 낙엽은 추억의 길을 덮어버리고 추적추적 가을을 보내는 비가 나뭇잎 잃은 나무의 슬픈 눈물이 된다 뜨거운 사랑으로 달궈졌던 단풍이 스스로를 툭 떨군다 산사의 비 젖은 풍경이 잠긴 목소리로 지친 삶을 깨우더니 이내 슬픈 눈물을 삼킨다 모든 것이 내려앉은 늦가을 초로의 어리숙한 시인이 펜을 들었다 놨다 하는 밤 창백한 달만 맥없이 흘기고 빛 잃은 별들의 수군댐을 타박한다 저무는 가을은 나에게 그저 조용히 묵상이나 하라고 한다 억지로 뭔가 하려 하지 말고 떨어져 쌓인 낙엽 위에 가부좌 틀고 앉아 묵언 수행하나 하라고 한다 이 가을의 임종을 지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