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진범’ 논란 원통함 없어야 / KBS뉴스(News)
배재성 해설위원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진범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화성연쇄살인 사건 용의자 이춘재가 8차 사건도 자신이 했다고 자백했기 때문입니다 이 씨는 범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피해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그림으로 그려가며 설명해 자기주장을 뒷받침했습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3살 여학생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사건입니다 이미 31년이 지난 종결 사건이 다시 꼭 진실을 가려야 할 의혹이 된 것입니다 이 씨의 자백이 사실일 경우 8차 진범으로 지목돼 20년 형을 살다 나온 윤모씨는 진범 대신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한 것입니다 윤씨는 당시는 물론 지금도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 자백을 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누가 진범인지는 앞으로 좀 더 많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은 우리의 그릇되거나 미흡한 수사 관행과 사법 체계 등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선, 수사 과정상의 인권 유린 여부입니다 윤씨가 가혹행위와 고문을 받아 거짓 자백을 했다고 말하는데 대해 경찰은 명예를 걸고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둘째, 당시 수사의 오류 가능성을 살펴봐야 합니다 윤씨를 범인으로 확정한 방사성동위원소 분석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점과 분석대상을 윤 씨 한사람으로 특정했던 점도 다시 따져 봐야합니다 셋째, 약자인 윤씨가 재판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점입니다 불우한 환경으로 초등학교조차 나오지 못했고 소아마비 장애가 있는 윤씨는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그 어떤 정보나 힘도 없었습니다 실제 윤씨는 국선변호인의 얼굴조차 본 적 없이 재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범죄를 끝까지 추적해 진실을 밝히고 엄벌하는 일은 국가공권력의 핵심 의무입니다 그 과정에서 그 어떤 인권의 유린도 없어야 하고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단 한명의 희생양도 만들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도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실체는 드러날 것입니다 하지만 차제에 억울한 사람을 구제할 절차를 좀 더 쉽게 고치고 잘못된 법집행에 대한 배상액도 크게 늘려 원통함을 풀어주는 국가의 책임을 대폭 강화하는 제도 마련 역시 시급합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