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민낯 드러낸 ‘이주 여성’ 인권, 재발 방지 계기 삼아야 / KBS뉴스(News)

[뉴스해설] 민낯 드러낸 ‘이주 여성’ 인권, 재발 방지 계기 삼아야 / KBS뉴스(News)

정인석 해설위원 베트남 이주 여성이 한국인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담긴 충격적인 동영상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뒤 국내에서는 국민적 공분이 거세지고 있고, 베트남 현지에서조차 한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될 조짐입니다 영상은 결혼 이주 여성의 인권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구석에 몰린 부인을 상대로 남편이 주먹질에 발길질을 하는 끔찍한 장면, 차마 입에 담긴 힘든 폭언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바로 옆에선 기저귀를 채 떼지 못한 두 살 배기 아들이 울부짖고 있습니다 피해 여성이 가장 잘하는 한국말이 '때리지 마세요'였다는 점은 우리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합니다 결혼 이주 여성의 가정 내 폭력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결혼 이주 여성의 42%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결혼 초기, 이런 폭력에 제도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배우자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체류 연장이 불가능한 현행 신원보증 제도는 유엔까지 나서 개선을 촉구했지만, 아직 바뀐 게 없습니다 남편이 체류와 관련해 사실상 전권을 갖고 있다 보니, 이주 여성들로선 폭력에 시달려도 그냥 참고 견딜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 겁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어느덧 200만 명을 넘어섰고, 이중 결혼 이주 여성은 13만여 명에 달합니다 최근엔 혼인의 10% 안팎이 국제결혼일 정도로 다문화는 시대의 흐름입니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남편에 대한 단순한 엄벌 차원을 넘어, 인권의 사각지대를 근본적으로 손보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폭력을 부르는 낡은 제도는 적극적인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결혼 이주 여성들의 인권 침해는 더는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이웃의 일, 바로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주여성 #인권 #베트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