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생계 꾸려온 갯벌인데…이제 와서 불법? / KBS  2023.10.06.

평생 생계 꾸려온 갯벌인데…이제 와서 불법? / KBS 2023.10.06.

조개의 여왕이라는 '백합', 속이 맑아 회로 먹기도 해 '생합'으로도 불리죠 전북 군산 앞바다는 가장 질 좋은 백합이 나는 곳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평생 조개를 캐며 생계를 이어온 어민들이 범법자로 몰렸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오정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합잡이 어민들이 물때를 맞춰 갯벌로 몰려듭니다 전북 군산과 충남 서천 경계, '유부도 갯벌'은 어민들의 생계를 지탱해온 오랜 일터입니다 [조개잡이 어민/음성변조 : "87년부터 (87년부터 여기서 생합을?) 응 조개 잡고, 생합 잡고, 예전엔 바지락도 잡고 "] 갯벌에서 일하는 어민은 백여 명, 대부분 노인들이 맨손으로 조개를 잡고 있는데, 사실 불법입니다 저쪽으로 건물들이 보이는 곳이 군산항입니다 거리를 재보니 2 7km 정도 떨어진 곳에 제가 서 있는데, 그러니까 이곳은 '항계선'이라고 해서 항만 경계선 안쪽입니다 원칙적으로는 국가가 항만 운영에 관리하는 구역이라 어업 활동을 못 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아는 어민은 거의 없습니다 물이 얕아 뱃길로 못 쓰고, 당장 개발 계획도 없는 만큼, 정부가 조개잡이를 묵인해왔기 때문입니다 [조개잡이 어민/음성변조 : "(여기서 수십 년 동안 하면서 (불법) 얘기 들어본 적 없는 거예요?) 처음 듣는다고, 오늘 그런 얘기는 공무원들도 말한 적 없어 아주 옛날 일제강점기부터 내려온 어장인데 "] 그런데 갑자기 해경이 민원 신고를 이유로 백합과 동죽 320kg을 캔 12명을 입건하면서 어촌마을이 시끄러워졌습니다 영문 모를 어민들이 구제를 요청했지만 해양수산부는 범법행위라고 못 박았습니다 유부도 갯벌이 군산항 항로와 멀어 그간 조개잡이를 막지 않았으나, 민원이 들어왔으니 항만운영에 지장이 생겼다는 논리입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음성변조 : "민원으로서 항만 운영에 지장이 있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항만법 위반이 맞다 "] 대를 물려온 조개잡이가 불법인 줄 몰랐다며 어민들은 억울해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들을 구제하는 대신 행정 편의를 택했습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어민 #불법 #조개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