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1. 정의선, 자율주행차에 ‘승부수’ 걸었다

[취재파일] 1. 정의선, 자율주행차에 ‘승부수’ 걸었다

[정의선, ‘하늘을 나는 차’ 현실이 될까] ▶[신현상 / 앵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미래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자율주행 기술업체와 손잡고 자율주행차 개발에 가속 페달을 밟았는데요 통 큰 투자로 승부수를 띄운 배경과 의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신현상 / 앵커] 먼저, 김현우 기자! 정의선 부회장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한 배경,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현우 / 기자] 자율주행차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자로 분석됩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순위는 전 세계 48개 업체 중 15위였습니다 그런데 GM, 포드, 도요타, BMW처럼 대중적인 자동차 회사는 현대차보다 순위가 높습니다 사실상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 꼴찌나 다름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현대차가 자율주행차에서 존재감 없는 회사로 전락할 위기였습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사실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이후 자율주행차 기술에 상당히 공을 들여왔어요? ▷[김현우 /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대차는 최근 1년 반 동안 10여개 자율주행 업체들에 투자를 했습니다 이 중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지난 6월 미국 오로라에 최대 3000만 달러를 전략 투자했습니다 오로라는 아마존이 투자를 할 만큼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업체입니다 현대차는 오로라와 협력해 2021년에 자율주행 택시를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합작사와 별개로 오로라와 협력 프로젝트는 계속 유지할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미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많은 기술투자를 했는데요 거액을 들여서 합작회사를 또 만든 이유는 뭘까요? ▷[김현우 / 기자] 자율주행 기술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로라에는 현대차가 영향력이 없습니다 이건 독립적인 운영을 원하는 오로라의 성향과 관련 있는데요 오로라는 다양한 업체에게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급해, 자율주행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되기를 원하는 업체입니다 그래서 폭스바겐의 인수 제안도 오로라가 거부했습니다 즉 현대차는 오로라의 VIP 고객 중 하나일 뿐입니다 반면 합작사를 통해서는 현대차도 독자적인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윤성훈 기자, 이번에 손잡은 앱티브와의 합작 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윤성훈 / 기자] 네, 이번 투자 금액은 40억 달러, 우리 돈으로 4조8천억 원입니다 현대차와 앱티브가 절반씩 투자해서 지분도 50%씩 보유하는데요 지분을 똑같이 나눈 건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섭니다 [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보통 합작회사를 만들 때 51대 49 이렇게 해서 경영권에 대한 것을 보장하는데, 50대 50을 한 이유는 양쪽 기업이 시너지를 못 내면 경영권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에요 ] 현대차그룹은 현금 16억 달러에 특허와 연구개발 인력 100명 등 무형자산 4억 달러를 투입합니다 모두 20억 달러, 2조 4천억원인데 완성차 공장 2개를 짓고도 남을 정도라니까 그야말로 ‘통 큰 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앱티브는 현금 대신 자율주행기술 관련 지식 재산권과 연구 개발 인력 700명 등 무형자산만 2조 4천억 원을 출자합니다 ▶[신현상 / 앵커] 그렇군요 현대차와 손잡은 앱티브,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 정도인가요? ▷[윤성훈 / 기자] 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앱티브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1위인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와 2위 GM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0-5단계까지 모두 6단계로 나뉘는데요 앱티브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고 시스템이 모든 상황에 맞춰 차량의 속도와 방향을 통제하는 4단계와 운전자가 아예 필요 없는 완전한 무인자동차를 구동할 5단계 기술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열렸던 CES, 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비가 오는 악천 후에도 완벽한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선보여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신현상 / 앵커] 자 여기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질문 하나 할게요 자율주행차 기술은 모두 6단계로 나눠진다고 얘기하셨는데요 단계에 따라 어떻게 다른 겁니까? ▷[김현우 / 기자] 숫자가 클수록 운전자가 직접 운전하는 일이 적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로 부를 수 있는 건 4단계 이상입니다 3단계까지는 차선과 안전거리를 지키고 장애물을 피하는 수준이지만, 4단계는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뜻합니다 도시나 고속도로에서 운전 대신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해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수준이 4단계입니다 다만 정보가 부족한 지역이나 비나 눈이 올 때는 직접 운전해야 됩니다 4단계의 약점을 보완하면 아예 운전자가 필요 없는 완벽한 무인자동차 5단계가 됩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앱티브의 이런 기술력이 현대차를 사로잡았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앱티브랑 손을 잡은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윤성훈 / 기자] 먼저, 자율 주행 기술 수준 15위였던 후발주자, 현대차가 단숨에 세계 3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인데요 자율주행차 상용화시기를 앞당기게 된 겁니다 또, 앱티브의 성과에 주목했습니다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려면 주행 데이터를 모아 인공지능을 교육해야 하는데요 앱티브는 승차 공유업체인 리프트를 통해 축적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싱가포르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완전 무인차인 로보택시를 시범 서비스 중입니다 또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율 주행차 100대를 시험 중인데 이런 점들이 현대차를 움직인 것으로 보입니다 ▶[신현상 / 앵커] 앱티브와 합작을 성사시키려고 정의선 부회장이 꽤나 공을 들였다고 하던데요 앱티브와 손을 잡으면 후발주자인 현대차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는 얼마나 앞당겨 지는 겁니까? ▷[윤성훈 / 기자] 네 협상 초기부터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섰고 계약서를 쓰기까지 1년 6개월 동안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요 합작투자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기자들과 만난 정의선 부회장은 "2022년 말 쯤, 자율주행 시범 운영을 시작하고, 2024년에 본격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합작 전,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은 2025년에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기간을 3년 정도 앞당긴 겁니다 ▶[신현상 / 앵커] 알겠습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번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통 큰 투자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요? ▷[김현우 / 기자] 네, 시기적으로 다소 늦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는 딥러닝이 중요합니다 딥러닝은 인공지능이 경험과 실수를 통해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방식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인공지능이 운전을 많이 할수록 자율주행 기술이 좋아진다는 겁니다 현대차보다 한발 앞선 경쟁업체들은 더 긴 시간 딥러닝을 해왔고, 현대차가 투자만으로 메꾸기 어려운 격차입니다 [ 임은영 / 삼성증권 연구원 : 구글 같은 경우도 (자율주행 경험을)천만 마일 정도 쌓았거든요 그것조차도 충분하지가 않은데, 지금 JV(조인트벤처)를 만들어서 테스트 차량을 운행하는 것은 자율주행을 단독으로 실행하기에는 구글이나 테슬라와 비교해서 속도가 늦은 감이 있는 것 같고요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취재파일 (금요일 저녁 11시~11시 30분, 진행자: 신현상) 취재파일 페이지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