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도망가고 숨는 경찰 - 2022.07.07 [MBN 뉴스7]

[김주하의 '그런데'] 도망가고 숨는 경찰 - 2022.07.07 [MBN 뉴스7]

'위험에 빠진 국민이 우리 경찰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그 사실에 대해서 정말 무겁게 생각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 작년 11월,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당시 출동한 경찰관 두 명이 달아난 사건과 관련해 김창룡 경찰청장이 발표한 사과문입니다 곧이어 경찰청은 '현장 대응력 강화 TF'를 구성하고, 일선에 배치된 신임 경찰관 전원에 대해 테이저건과 권총 사격 훈련, 체포술 등을 재교육기로 했죠 음성 교신이 어려운 긴급상황에 대비해 원터치로 위치와 지원요청을 자동 송출하는 무전기도 내년 1월부터 전국에 도입합니다 그런데 일주일 전, 이런 경찰의 다짐이 무색한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복면을 쓴 남성이 파출소 문틈으로? 화살총 한발을 쏘자 근무 중이던 경찰관 7명이 혼비백산해 몸을 숨기는데, 경찰관 중 한 명은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하는 촌극마저 벌어졌죠 경찰관들은 사건 발생 10분이 지나도록 범인을 쫓아가지도 않았습니다 경찰이 국민을 보호하는 건 고사하고, 파출소조차 지키지 못한 겁니다 물론 경찰의 목숨도 귀합니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는 훨씬 더 크기에 한숨이 나옵니다 '수사권 조정'으로 몸집만 키웠지, 정작 국민을 위협하는 범죄에 대해선 무기력한 게 아니냐면서요 일부 미국 경찰들처럼 생명과 인권을 짓밟는 과잉 대응을 하면 안 되겠지만, 공권력은 너무 약해도 안 됩니다 적어도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경찰을 무서워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일본의 검성으로 불리는 미야모토 무사시는 '오륜서'에서 '평소 꾸준한 수련으로 기술이 몸에 배면 기술은 무의식적으로 나온다 '라고 했습니다 경찰이 범죄 현장에서 허둥대거나, 도망가지 않기 위해선 지속적인 훈련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게 무사시의 교훈인 거죠 직업의식 없는 경찰은 14만 명 경찰 중 극히 일부라고요? 국민이 범죄 현장에서 만나는 한 명의 경찰관이 그 순간 국민에겐 유일한 경찰입니다 그가 못하면, 그가 도망하고 피하면, 국민 눈엔 경찰 전체가 도망가는 게 됩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도망가고 숨는 경찰'이었습니다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 MBN 유튜브 커뮤니티 MBN 페이스북 MBN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