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에서만 3명째…“살아갈 길이 없다” / KBS  2023.04.19.

미추홀에서만 3명째…“살아갈 길이 없다” / KBS 2023.04.19.

지난해 연말, 전세사기 사태가 터진 후 3명의 피해자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모두 인천 미추홀 구의 피해자였습니다 비극적 선택을 한 피해자들은 왜 모두 이 곳에서 나온 것일까 한 명, 한 명의 사연을 들여다보니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살던 전세집에 보증금 보다 많은 근저당이 잡혀 정부 대책으로도 구제받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중에서도 벼랑 끝까지 내몰린 피해자였던 겁니다 이희연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그제 숨진 30대 피해여성이 처음 아파트 전세계약을 한 건 2019년 보증금 7천2백만 원에 계약했는데 아파트엔 이미 1억 5천여 만원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습니다 근저당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했지만 보증금을 걱정하는 세입자들을 전세사기 일당은 이렇게 안심시켰습니다 [미추홀구 대책위 관계자/음성변조 : "인천에서 '현금 동원 능력'이 제일 많은 사람이다 염려 마라 근저당을 지금 계속 갚고 있어서 (갚아야 할) 남은 돈이 얼마 없다 "] 사기인 걸 알았을 때 아파트에 잡힌 보증금은 9천 만원, 경매로 넘어갈 경우 예상 낙찰가는 1억 2천여 만원이었습니다 근저당액 1억5천여 만원을 내주고 나면 한 푼도 남지 않는 겁니다 [안상미/미추홀구 전세 사기 대책위원장 : "근저당이 1순위이기 때문에 매각이 되면 근저당이 가져가고 나면 임차인들이 가져갈 돈이 없는 거죠 "] 역시 미추홀 구에서 지난 2월 숨진 30대 남성과 지난 14일 목숨을 끊은 20대 남성도 상황은 같았습니다 전세 보증금 7천 만원에 근저당 1억6천만 원, 보증금 9천 만원에 근저당 1억8천만 원 역시 경매에 넘어가면 근저당액을 내주고 보증금을 모두 날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올 때까지라도 경매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는 것 밖에 살아갈 길이 없었던 셈입니다 인천 미추홀구에서 유독 이런 피해자들이 많았던 건 이 지역 전세 사기로 구속된 남모 씨가 직접 건물을 지어 세를 놓은 건축업자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건물을 짓고 나면 바로 담보를 잡고 건축 비용 등을 마련한 걸로 추정됩니다 [김병렬/미추홀구 전세 사기 대책위 부위원장 : "저도 막막해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저희 집도 낙찰 이제 경매가 들어갈 거예요 그런 어둠 속에 살고 있는 게 저희들이에요 "] 이른바 '인천 건축왕' 남 씨는 이런 수법으로 161명에게서 보증금 125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검찰 추가 수사 결과 전체 피해자는 700명, 피해금은 500억 원대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촬영기자:정형철 최하운/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채상우 이경민 ▣ KBS 기사 원문보기 : ▣ 제보 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홈페이지 : ◇ 이메일 : kbs1234@kbs co kr #미추홀 #전세사기 #근저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