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특강]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

안녕하세요 아침에 특강 최태성입니다 제가 이 사진 한 장을 보여드리죠 이 사진 딱 보고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셨나요? 지저분함? 원숭이? 미개인? 그럼 제가 이 모습을 한번 보여드리죠 자 이 모습과 저 뒤에 있는 인물 무엇이 다르죠? 저는 오른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있고, 저 구석기인은 오른손에 주먹도끼를 들고 있습니다 과연 차이가 있을까요? 아닙니다 저 구석기인과 저는 모두 그 시대 최고의 발명품을 갖고 서 있는 겁니다 그 발명품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역사를 공부할 때 우리는 늘 사람을 놓칩니다 사람이 아닌 사실 암기에만 치우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을 놓치지 않으셨다면 이 사진을 봤을 때 바로 이런 모습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십만년 전 구석기 시대 최선을 다해 살았던 그 시대 아버지의 모습 이렇게 과거의 사람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는 연습을 부지런히 한다면 내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존중도 가능해질 겁니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입니다 오늘은 저 구석기인이 들고 있는 주먹도끼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 주먹도끼로 뭘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찢고, 찍고, 파고, 자르고 일종의 맥가이버 칼입니다 구석기 시대 최고의 히트 상품이죠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고고학회에서는 이 선사시대 최고의 발명품이 아프리카와 유럽 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은근히 아시아 문화를 후진 문화로 규정하려는 모습이 보이시죠? 아 이거 먼 옛날 일이지만 조금은 속상하네요 1978년 우리나라에 와 있던 미군 병사가 여자 친구랑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한탄강변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강변에 돌들이 참 많았죠 그런데 이 미군병사가 고고학을 전공했습니다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그 미군 병사가 발로 돌들을 툭툭 치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 돌 중에서 무언가 인공적인 손길로 다듬어진 돌멩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돌을 집어 듭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한 손에 쏘옥 잡히는 손 마디마저 고민하며 돌을 떼내 완성한 주먹도끼였습니다 ‘오 마이 가드 홧 해픈?’ 세계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을 세기의 대 발견을 한거죠 세계 고고학계 쇼킹이었죠 결국 1988년 영국에서 제작한 세계고고학 지도에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가 아시아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된 유적지로 실리게 됩니다 세계 고고학 지도를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여러분들 박물관 가시면 선사 유물관 돌멩이 잔뜩 전시해 놓은 곳 휙 지나치시죠? 그 돌멩이 하나 하나에도 당시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답니다 너무나도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정성껏 돌 조각을 떼어 내 만든 주먹도끼 그 주먹도끼를 받아들고 너무나도 행복했던 그 친구 그들은 이제 없지만 그들의 우정이 담긴 주먹도끼는 오늘까지 남아 박물관 전시실에 유물로 놓여있는 지도 모릅니다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것입니다 아침에 특강 최태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