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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먹이고, 때리고' 재판부도 탄식(2021.7.9 /뉴스데스크 제주/ 제주MBC)
[앵커] 제주시내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원아 상습 학대 사건과 관련해 아동 학대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5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진행됐는데요,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학대 영상이 공개되자 법정에서는 탄식이 쏟아졌습니다. 박주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동 학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보육교사 25살 고 모씨 등 3명과 불구속 기소된 2명 등 5명에 대한 두 번째 공판. 재판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학대 영상 재생으로 진행됐습니다. 영상에는 가해교사들의 학대 정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보행기에 앉은 아이의 얼굴을 교사가 옷으로 수차례 때리고, 고개가 뒤로 꺾일 정도로 세게 밉니다. 아이의 양쪽 발을 잡고 거꾸로 들었다 바닥에 내동댕이 친 뒤 다시 잡아당겨 한쪽 팔과 다리를 잡고 뒤집기까지 합니다. 바나나를 먹지 않겠다는 아이를 바닥에 눕힌 뒤 강제로 먹이자 아이는 울면서 발버둥을 칩니다. 아이를 짐짝처럼 어깨에 들추어 메 옮기고, 낮잠을 자고 있는 아이에게서 이불을 빼 강제로 깨웁니다. 제출된 증거 영상은 가해교사 5명이 각각 원아들에게 가한 학대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 10여 개로 총 40여 분 분량. 영상이 재생될 때마다 방청석의 피해아동 부모들은 탄식을 쏟아냈고, 판사도 말리는 교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검찰은 가해교사들의 범죄일람표 조정과 원장 등 5명에 대한 추가 기소 문제도 있어 공소장 수정이 불가피하다며 한 차례 공판 연장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공판을 지켜본 피해아동 부모들은 눈물을 흘리며 분노했습니다. 피해아동 학부모 "우리 아이들이 왜 이런 일을 당했는지 미안할 따름이에요. 몇 달 동안 거의 울기만 하고 몇몇 엄마들은 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고요." 변호인 측은 증거 영상이 확보된 3개월 이전에도 학대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고정윤 / 피해아동측 변호사 "영상에 촬영된 기간에만 이런 학대 행위가 있었을까 그건 아니거든요. 2천20년 이전에도 충분히 신체적 정서적 학대가 있어왔다고 의심을 하는 거고" 이에 대해 가해교사 어린이집 측은 일부 교사가 벌인 학대 행위는 강력히 처벌해야 하지만 교사들의 학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관리와 감독 의무 소홀에 대해선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 세 번째 공판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학대가 상습적으로 이뤄졌는지 그리고 관리 감독 책임을 놓고 피해원아 측과 가해교사 사이에 치열한 법적 다툼이 예상됩니다. MBC뉴스 박주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