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미 - 그리움은 가슴마다 (1967)

주현미 - 그리움은 가슴마다 (1967)

노래 이야기 노래와 연기와 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뮤지컬’은 종합예술이라고도 불리는데요 한국 뮤지컬의 시작은 1907년, 일본의 식민지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 우리나라 배우들이 일본에서 연극을 배우고 돌아와 한국에서 연극 공연을 시작하면서 1922년, 첫 번째 한국어로 된 뮤지컬 '홍길동'이 탄생했는데요 이후 우리나라 고전소설을 바탕으로 ‘춘향전’을 뮤지컬로 만든 ‘옥중화’, ‘콩쥐팥쥐’와 같은 작품들이 만들어졌고요 1966년 우리나라 최초의 창작뮤지컬인 ‘살짜기 옵서예’가 선보이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뮤지컬의 인기는 영화로 이어지면서 여러 ‘뮤지컬 영화’들이 제작되었죠 1960년대는 우리나라 가요계와 영화계 모두 호황기를 맞이한 시절이었는데요 급격하게 산업화와 도시화가 이뤄지면서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적 욕구를 가지게 되었고, 노래와 연기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뮤지컬 영화가 각광 받았는데요 1967년, 11월 22일 국도 극장에서 개봉해서 1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공을 거두고 파월장병의 영향으로 월남까지 수출되었던 뮤지컬 영화가 바로 ‘그리움은 가슴마다’입니다 영화 ‘그리움은 가슴마다’는 1959년에 개봉한 영화 ‘가는 봄 오는 봄’의 리메이크 작품인데요 그 당시 영화에 뜻을 품었던 박시춘 선생님이 만든 ‘오향영화사’에서 제작한 영화 ‘가는 봄 오는 봄’의 부제가 ‘그리움은 가슴마다’였고요 당시 여주인공을 맡았던 문정숙 선배님이 극 중에서 부르는 노래는 백설희 선배님의 목소리로 녹음 되었는데요 8년 후, 다시 리메이크한 영화 ‘그리움은 가슴마다’에서는 여주인공인 김지미 선배님의 노래를 이미자 선배님의 목소리로 녹음해서 주제가가 아주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주제가인 ‘그리움은 가슴마다’는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마다 등장하는데요 주제가를 한 사람이 부르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들이 번갈아 가면서 여러 장면마다 부르고요 ‘그리움은 가슴마다’는 남자 주인공이었던 남진 선배님도 부르고, 남진 선배님의 상대역이었던 윤정희 선배님도 노래하고, 윤정희씨의 어머니 역할이었던 김지미 선배님도 노래하면서 영화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이 영화를 통해서 이미자 선배님의 ‘그리움은 가슴마다’뿐만 아니라 남진 선배님이 노래한 ‘그리움은 가슴마다’ 역시 동시에 히트하는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영화 ‘그리움은 가슴마다’는 우리나라 이산가족의 비애와 운명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는데요 남자 주인공인 허진(남진 선배님)은 우연히 음독 자살을 시도한 정옥(윤정희 선배님)을 구해주면서 가까워지는데요 그녀가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을 알고, 자신과 친구들의 공연에 정옥을 참여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허진과 정옥의 노래는 점점 인기를 끌면서 장안의 화제가 되고요 허진은 신인가수 선발대회에 정옥을 출전시키게 되는데요 우연히 라디오에서 정옥의 노래와 기구한 사연을 들은 나애주(김지미 선배님)는 깜짝 놀라게 됩니다 바로 정옥이 6 25전쟁 때 헤어진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거죠 남편을 태평양 전쟁에서 잃고 가수로 활동하다가 전쟁 때 딸을 잃어버린 다음, 술집 마담으로 살아가며 딸을 찾아 헤맸던 ‘나애주’는 정옥을 찾아 방송국으로 달려가고, 모녀가 극적으로 상봉 하면서 영화는 끝나는데요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노래가 바로 ‘그리움은 가슴마다’였습니다 “애타도록 보고파도 찾을 길 없네 오늘도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그리움만 쌓이는데 ​밤하늘에 잔별같은 수많은 사연 꽃은 피고 지고 세월이 가도 그리움은 가슴마다 사무쳐오네 ​ 꿈에서도 헤맸지만 만날 길 없네 바람부는 신작로에 흩어진 낙엽 서러움만 쌓이는데 밤이슬에 젖어드는 서글픈 가슴 꽃이 다시 피는 새봄이 와도 그리움은 가슴마다 메아리치네 ” 정두수 선생님이 작사하고, 박춘석 선생님이 작곡한 ‘그리움은 가슴마다’는 그 당시 영화 속 주인공처럼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뿔뿔이 흩어져 살았던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주었구요 또 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나온 후, 가족을 그리워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절절하면서도 아름다운 노랫말과 멜로디, 이미자 선배님의 노래를 압도하는 애절한 목소리가 가슴을 파고드는 명곡으로 지금도 많은 후배가수들이 한번쯤 불러봤고, 또 부르고 싶어하는 노래가 바로 ‘그리움은 가슴마다’인데요 2000곡이 넘는 곡을 발표한 이미자 선배님의 노래 중에서 서정적인 가사로 시대를 뛰어넘어 여전히 사랑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올해의 마지막 12월이 되면, 문득문득 보고픈 사람 그리운 사람이 떠오르면서 가슴 한 켠이 허전하고 쓸쓸해지곤 하는데요 그리움을 떨쳐낼 수 없을 바에야 차라리 있는 그대로 마음껏 하면서 아름다운 그리움으로 우리 가슴 가득 채워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