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로 독립하다] EP.20 효자 | 관계 | 우정 | 엉덩이가 큰 그녀는 내가 좋댔어 | 한강 | 카르페 디엠 | 독립여행 61~76일차

[길로 독립하다] EP.20 효자 | 관계 | 우정 | 엉덩이가 큰 그녀는 내가 좋댔어 | 한강 | 카르페 디엠 | 독립여행 61~76일차

난 사실 효자가 되고 싶지 않다 그냥 자식이고 싶다 툴툴거리고, 서운해하고, 말썽피우는 자식이고 싶다 그냥 밥 먹으라고 하면 함께 밥을 먹고, 어디 가자 하면 갈 수 있는 자식이고 싶다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자식이고 싶다 _ 그렇다 관계란 어쩌면 매번 모습이 달라지는 달이 아닐지 싶다 보름달처럼 충만하게 꽉 찰 때도 있지만, 초승달처럼 날카로워 차갑게 변하는 것이다 항상 보름달일 수도, 초승달일 수도 없다 자연스럽게 나와 맞는 모양의 달을 찾아다니면 된다 분명 관계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억지는 필요치 않다 내가 힘을 더 쓴다 싶어 지친다면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_ 우정이란 무엇일까 친구가 없더라도 우린 홀로 잘 살아간다 잠에서 깨어 일상생활을 살아갈 때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친구를 찾는다 그와 날이 갈수록 공통점은 과거에 머물고, 서로 다른 추억이 쌓이며 '친구'라는 의미는 희미해진다 다름을 인정할수록 왠지 모를 불편함이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잦은 다툼, 눈치 보는 장난, 몸과 마음이 커져 버린 아이들은 이곳에 없다 그럼에도 친구를 찾는다 나에게 있어 친구는 나의 미숙함이고 솔직함이고 천진난만함이다 그걸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남자는 커서도 아이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게 우리의 우정도 이어졌으면 좋겠다 우리들끼리만이라도 성숙하지 않은 미숙함으로, 천진난만하게 장난치고, 솔직하게 대하는 존재이길 바란다 네가 나를 용서한 것은 아직 추억이 마르지 않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앞으로 네가 나의 친구길 바란다 하늘 위 보이지 않는 별님을 향해 바란다 '우리의 우정이 메마르지 않게 해달라고' _ 카르페디엠, 메멘토 모리, 아모르파티 우린 어째서 내일이 있을 것이라 당연하게 믿을까 어째서 5년 후, 10년 후, 20년 후가 있을 것이라 당연하게 믿을까 잠에 드는 것은 무서워하지 않으면서 내일의 출근을, 미래의 늙음을 걱정하는 것일까 세상이 발전할수록 삶은 무뎌지는 것 같다 나는 지금을 살아가는데 오지 않을 먼 미래를 생각하며 살아가지 않는가 일하는 중인데 퇴근 이후를 생각했을까, 잠들기 전인데 내일 출근을 생각했을까, 청년인데 먼 노년을 걱정했을까 계획한 미래가 있다면 그 미래는 착실히 보낸 오늘이 쌓여야 찾아오는 미래가 아닌가 내일이 있다고 오늘을 버리고 그러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러다 미래가 없게 되면 누구를 탓할 것인가 그렇다면 차라리 오늘을 살겠다 일을 하면 일에 집중해 보려 노력할 것이고, 사람을 만나면 그 자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산책하면 감각을 느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의 의지대로 살아간 오늘이라면 오롯이 '나'로서 존재했으니, 여한이 없다 _ 독립보행, 흘러가는 삶을 위해 길로 독립하다 걷기 좋아하는 30대 남자, 길 위의 인생이 궁금해 직접 뛰어들었다 20번째 이야기[24 07 01-24 07 16] 77~89일차가 궁금하다면? 👇👇👇👇 인스타그램 : @Josatgat _ #일상브이로그 #걷기 #철학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