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직장내 괴롭힘' 호소하며 숨진 아들..."진실을 밝혀달라" / YTN
[앵커]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의 한을 가슴에 안고 사는 부모의 딱한 사연을 소개합니다 군 골프장에 취직한 지 8개월 만에 '직장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했던 20대 아들은, 이를 더 문제 삼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쓴 뒤 세상을 등졌습니다 [제보는 Y], 먼저 양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머니는 거실에 걸린 아들 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멥니다 2년 전 27살 나이로 숨진 김현웅 씨 시신 옆에서는 진실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유서가 나왔습니다 무엇 때문에 아들은 5살 딸을 남긴 채 숨을 거뒀을까? 유서와 같이 발견된 '합의서' 연습 종이에 단서가 있었습니다 A4 용지 윗부분과 아랫부분에 필체가 전혀 다른 똑같은 합의문이 적혀 있는데 윗부분이 숨진 김씨가 작성한 겁니다 실제 합의서를 작성하기에 앞서, 누군가 이렇게 쓰라고 밑에 적어준 글을 김 씨가 베껴 적은 것으로 추론됩니다 아들이 다른 직원의 언어폭력과 폭행에 대해 회사에 고충처리를 했으며, '사과를 받아들여 더 문제 삼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김 씨는 이 같은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하고 바로 회사를 휴직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회사 인근 자취방에서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골프장을 관리하는 군 체력단련장이 김 씨 일터였습니다 김 씨 부모는 관리 감독기관인 육군에 억울함을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냈는데, '사실 확인이 제한적'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아들이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을 경찰에 고발도 했지만,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검찰에서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습니다 [김동식 / 故 김현웅 씨 아버지 : 합의서를 썼다는 것은 결국은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다는 것인데, 그것이 다 무용지물이 된다는 것을 저희는 절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 YTN 양동훈입니다 [앵커] 김현웅 씨가 숨지기 전, 회사 측에 제출한 A4 용지 4장 분량 진술서에는 그동안 당했다고 주장한 폭행과 폭언 내용이 빽빽이 적혀있었습니다 하지만 육군도 사법기관도, 모두 괴롭힘을 당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씨 부모는, 재조사를 촉구하며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계속해서 이문석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김현웅 씨가 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했다며 회사에 제출한 진술서입니다 모 직원이 골프채로 머리를 때려 아프고 억울해 사건을 잊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자신한테 찍히면 일을 힘들게 시켜 자기 발로 나가게 한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또 습관적으로 욕을 하고, 휴가를 쓸 때도 안 좋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고 썼습니다 김 씨 친구들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습니다 [故 김현웅 씨 친구 : 골프채로 맞았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거기서 제가 너무 화나서, 네가 맞을 애냐? 뭐 때문에 그러냐 그랬었는데… ] 하지만 육군 인사사령부와 검찰은, 폭행과 폭언을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정적으로, 김 씨가 맞는 것을 봤다거나 가혹 행위 정황이 있다고 증언한 회사 동료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검찰의 불기소 이유서만 봐도, 합의서 내용만으로 폭행이나 협박을 인정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주장을 뒷받침할 진술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나와 있습니다 군 골프장 측은 합의서 작성 직후 가해자로 지목됐던 직원을 보직 변경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고충처리를 한 김 씨에 대한 보호조치였지 폭행이나 폭언을 확인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씨 부모는 조직적인 입막음이 있지 않았을까 의심하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는 없는 상황 (중략) YTN 양동훈 (mslee2@ytn co kr) YTN 이문석 (mslee2@ytn co kr) ▶ 기사 원문 : ▶ 제보 하기 :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 YTN & YTN plus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