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값은 어쩌나" 미국 역사상 최초, 가금류 대상 대규모 백신 접종 실시 검토..

[앵커] 미국에서 사상 최악의 조류독감 사태로, 닭 수천마리가 폐사하거나 살처분되고, 이에 따라 계란 가격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가금류에 대한 집단 조류독감 백신 접종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자세한 소식,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미국에서 조류 인풀루엔자(AI)가 심하게 퍼지면서 수천 만 마리의 닭이 폐사되고 달걀 값이 급등하는 가운데 인간 전염 가능성도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에 시작된 미국의 최근 조류 독감 확산은 전국 최대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50개주중 47개 주에서 5800만 마리의 가금류가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야생 조류에서도 발병 사례가 흔하게 발견됐습니다 올해 1월 미국의 계란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올랐습니다 이에 미 농무부가 닭, 칠면조, 오리 등 가금류 종별로 H5N1 명명된 원인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백신 후보물질을 시험 중이며, 미국 역사상 최초로 가금류 대상 조류독감 백신 접종을 대규모로 실시하는 방안을 업계 지도자들과 논의중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에머리대 애니스 로언 교수는 ""바이러스가 덜 퍼지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이 이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며, 가금류에 대한 조류독감 백신 접종 구상에 찬성하는 의견을 NYT에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구상에 대해 닭을 키우는 축산업자들은 반대, 칠면조를 키우는 다른 축산업자들은 찬성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닭고기 생산용 육계(broiler) 사육업자들을 대표하는 전국계육협회(NCC)의 톰 수퍼 선임부사장은 닭에 대한 조류독감 백신 접종에 대해 ""널리 퍼져 있고 골치아픈 문제에 대한 간단한 해결책처럼 보여서 처음에는 솔깃할지 몰라도, 해결책도 될 수 없고 간단하지도 않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 육계업체들이 닭고기의 18%를 수출하고 있다며, 백신 접종으로 수출 길이 막히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육계 생산량은 연간 90억 마리가 넘고, 수출 규모는 연간 60억 달러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 이런 집단 백신 프로그램이 시행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같은 이유입니다 계란을 생산하는 대규모 산란계 사육장의 경우 사육 두수가 500만 마리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시설에서는 백신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하려면 2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조류독감 사태 대응책으로 백신 프로그램만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현재로서는 가금류 농장들이 직원들에 대한 살균 절차를 강화하는 등 생물안전 조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밍크, 여우, 너구리, 곰 등 포유류에도 퍼진 것으로 확인돼, 사람에게 잘 전파되는 변종이 앞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이 팬데믹이 될 위험은 낮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당국은 그러면서도 사람간 전파가 쉽게 이뤄지는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에 대비해 모니터 작업을 진행중이며 유사시 백신 생산업체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