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9. 08. 2022 아동학대 예산안‥'제2의 정인이' 막을 수 있을까
[EBS 저녁뉴스] 보신 것처럼 아동학대 예산은 늘어나는 상황인데요 그럼 이 예산이 충분한 건지,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서 기자, 우선 아동학대 예산, 어디에 얼만큼 쓰이는 건지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서진석 기자 아동학대 예산은 크게 보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학대피해아동 쉼터 운영을 위해 쓰이는데요 전체 예산 615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비입니다 전국 95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372억 원이 배정돼, 전체 예산의 60 4%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아동학대 사례를 관리할 상담원이 부족한 실정인데요 가장 최근 자료 보시면요 매년 전문기관이 관리하는 사례 수는 3만 건이 넘고요 상담원 한 명이 관리하는 사례 수 76건입니다 1인당 12건만 담당하는 미국 사례 보면 얼마나 열악한지 알 수 있는데요 하지만 예산안대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14곳이 늘어난다고 해도, 상담원 한 명이 관리하는 사례 수 평균 50건으로 여전히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려운 겁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76건을 상담원 한 명이 담당한다, 제대로 된 사례관리도 어렵고, 심각한 추가 학대를 막기도 어려울 거 같은데요?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상담원은 학대 초기에 개입해 추가학대를 막을 수 있어 역할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양천 아동학대 사망사건, 이른바 정인이 사건 때도 아동보호전문기관의 부실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사실 해당 기관의 상담원들, 당시 1인당 약 100건의 아동학대 사례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해선,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화상 인터뷰: 정익중 교수 /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엄청난 사례 수를 담당하게 되면 실수도 할 수 있고 놓치는 가능성도 분명히 발생하게 되고 현재 사례 수를 반수로 줄이기 위해선 아주 급격한 속도로 기관과 상담원을 늘려야 되거든요 " 용경빈 아나운서 전문기관뿐 아니라 쉼터도, 내년에 35개 늘어나는데, 여전히 부족하다고요?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초 즉각 분리제도 시행되면서 피해 아동이 머물 공간이 더 필요해진 상황인데, 최소한의 안식처조차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난해 분리조치 된 아동 3천 9백여 명인데요 쉼터가 35곳 늘어 140개가 된다고 해도 이 아이들을 모두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쉼터 한 곳당 5명에서 7명만 지낼 수 있으니깐, 최대 980명밖에 지낼 수 없습니다 결국 3천 명 가까운 아이들 위탁가정이나 일시 보호시설에 머물러야 하는데요 하지만 일시 보호시설 전국에 17곳, 보호 가정도 113곳에 불과했습니다 또 장애아동만을 위한 쉼터가 6곳이 신설되는 건 긍정적이지만, 매년 120명 넘는 장애아동이 학대를 당하고 있고, 쉼터당 정원이 10명도 안 되는 걸 감안하면, 수용 가능 인원이 수요의 절반도 못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전반적으로 예산이 늘어난 걸 체감하기 어려운 거 같은데요 피해 아동의 회복을 돕는 예산도 부족하다고요?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학대를 당한 아이에겐 심리치료가 필요하고, 양육자에게도 올바른 양육 태도를 가르치기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한데요 내년 예산을 보면, 아동보호전문기관 한 곳당 400건 넘는 사례를 관리하는데, 관련 예산은 기관당 4천 6백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영의 선임매니저 / 세이브더칠드런 "사례 한 건당 10만 원 정도의 예산이 책정된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 치료 한두 번을 받으면 끝나는 금액이어서 여전히 굉장히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가족 재결합 프로그램이라든가, 학대 가해자 교육이라든가 이런 프로그램도 예산이 없어서 진행이 굉장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 아동학대 예산은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의 0 06%에 불과하고, OECD 평균의 절반도 안 되는데요 매번 학대 사건이 터졌을 때만 대책을 급하게 만들기보다, 미리 관련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일 것 같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