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낭송 ]  보슬비 ㆍ 고천 / 김현성 (高天)

[ 시낭송 ] 보슬비 ㆍ 고천 / 김현성 (高天)

보슬비        고천 / 김현성 보슬보슬 비 내리는 밤 보름달도 빗속에 숨겨버린 찡그린 하늘 슬픔으로 가득 차고 보슬비 혼자서는 쓸쓸한지 잠자는 바람을 불러내어 꽃 떨어진 외로운 나무를 흔들고 빗물은 방울져 흘러내려 마른땅 흠뻑 적시어 잡초들 즐거운 비명을 지르지만 눈물처럼 맺혀진 잎새는 서러움만 삼키는데 소리 없는 고독은 정적을 깨우고 보슬비 방울이 마르기 전에 세월아 청춘 마중 가거라 행여 청춘을 보거든 붙잡아 두소 처마끝 낙숫물 아래 속삭이던 아련한 추억 속에 그려지는 그리운 옛날로 보슬비 가자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