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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 잡아라…뜨거워지는 ‘H의 전쟁’_산업뉴스[산업방송 채널i]
[앵커멘트] 몇 년 전 수소산업 육성이 떠올랐을 때만 해도 과연 안전한가에 대한 의문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수소’하면 효율적인 에너지라는 인식이 많이 생긴 듯 한데요 우리나라도 수소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저비용 고효율의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이번주 산업뉴스인에서 수소산업이 가야할 길에 대해 좀더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서울경제 조양준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양준 기자 안녕하세요 수소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각 나라들 이 이제 속속 수소 육성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인가요? [기자] 먼저 글로벌 현황을 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 초까지 국가 차원의 수소 육성 로드맵을 발표한 나라는 총 30개입니다 생각보다 숫자가 많은 편이죠? 한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 또 중국과 일본 등 주요국들이 모두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 30개 나라가 계획 중이거나 또는 이미 가동하고 있는 수소 프로젝트는 228개이고, 여기에 투입된 공적 자금만 700억달러, 약 80조원 가까이 됩니다 민간자본까지 합하면 투자 규모는 더 커지겠죠 또 세계 수소 관련 기업들이 모여서 만든 수소위원회라는 협의체가 있습니다 2017년 세계경제포럼, 즉 다보스 포럼 때 처음 만들어졌는데요 초기 멤버가 13개 기업이었는데, 지금은 109개까지 숫자가 불어난 상황입니다 이들 기업의 총 시가총액만 6조8,000억달러, 7,600억원 이상입니다 이처럼 수소는 이제 초기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왜 이렇게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수소 산업에 주목하는 것인가요? [기자]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후위기 대응입니다 산업뉴스에서도 한번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탄소중립이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석탄·석유를 대체할 자원을 찾는 일이 중요해졌습니다 또 늘어나는 탄소 비용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유럽은 다음 달 탄소국경세 법안 초안을 공개할 예정인데요 자국보다 탄소 배출을 많이 하는 국가의 제품에 대해 관세를 매기는 것입니다 대체 에너지 확보는 이제 먼 미래가 아니라 코앞에 닥친 숙제입니다 수소가 바로 대체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수소 자체는 저탄소지만, 수소를 만드는 공정은 여전히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정유·화학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또 천연가스를 가공해 얻는 추출수소를 ‘그레이(회색) 수소’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주목받는 것이 그린수소, 즉 수전해 방식으로 얻는 친환경 수소입니다 물을 전기분해하면 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얻을 수 있는데, 여기에 쓰이는 전기를 태양광·풍력 등 역시 탄소 배출이 적은 재생에너지로 발전하는 것이 바로 그린수소입니다 그런데 그린수소 생산은 무엇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인터뷰 – 이승훈 /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정책·기술본부장]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에서) 잉여전력이 나오려면 최소한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0% 이상 돼야 합니다 잉여전력을 이용해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가 있는데, 이게 만약에 재생에너지에서 그냥 생산되는 전기를 쓰게 되면 지금은 생산단가가 너무 높아서 경제성을 갖지 못합니다 [앵커] 환경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수소 자체가 가진 강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수소는 에너지원이라기보다 에너지 캐리어, 즉 에너지 저장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유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 시 꺼내 쓸 수 있는데요 현재 수소자동차가 탑재한 연료전지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앞서 말씀드린 수전해 방식은 무한한 자원인 물을 활용하는 만큼 쉽게 말해 무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앵커] 그런데 수소 같은 새로운 에너지는 비용 문제가 크지 않겠습니까?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아무리 좋은 에너지여도 경제성이 떨어지면 활용도가 떨어지겠죠 다행히 여러 나라와 기업이 수소 생태계에 뛰어들면서 점차 수소 비용도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컨설팅 그룹인 맥킨지는 오는 2030년이면 수소 생산 단가는 ㎏ 당 최대 2 3달러, 2,570원 가량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60%나 낮아지는 겁니다 또 빠르면 2028년, 늦어도 2034년에는 수소 생산 단가가 화석연료 발전 단가와 비슷해지는 ‘코스트 패리티’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수소 단가는 점점 낮아지는 추세인데요 지금부터 3년 전인 2018년 기준으로 한국 수소 생산 단가는 1㎏ 당 8,800원입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요 20년 뒤인 2040년에는 이 가격이 3분의 1 정도인 3,000원으로 줄어든다는 전망입니다 물론, 이건 수전해 등 기술이 충분히 개발됐다는 전제가 밑바탕이 돼야 합니다 결국 경제성 확보는 기술 개발 여하에 달린 것이겠죠 관련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 이승훈 /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정책·기술본부장] 수전해 기술이 사실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약간 떨어집니다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을 비교하면 70~80% 정도 수준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고, 여기에 따라서 국가 R&D로 수전해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들이 에너지기술연구원 위주로 해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에 이어서 최근 민간에서도 수소 투자 규모가 커지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19년과 올해 두 차례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고, 올해 하반기에도 또 다른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런 정부 차원의 ‘마중물’에 민간 부문도 화답하고 있는데요 현대차와 SK, 포스코, 효성그룹은 지난 3월 수소 관련 사업에 총 4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지난 10일에는 이들 대기업 총수들이 직접 모여 수소기업협의체를 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소기업협의체는 한국판 수소위원회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CEO 협의체 형태로 운영하면서 국내 기업의 수소 투자 촉진을 유도하고, 수소산업 공급망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또 4개 기업을 시작으로 계속 회원사를 늘려 나가겠다는 방침입니다 민간 기업이 이렇게 팔을 걷어 붙인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소 같은 새로운 영역에서 정부의 역할이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생태계 조성에서 기업의 역할이 필수입니다 특히 정부 수소 로드맵 정책이 생산과 저장, 운송에 이르는 생태계 조성 현실화 측면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민간의 참여가 좋은 모멘텀이 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그런데 수소 생산에서 원전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그린수소를 생산할 때 수전해 방식이 사용된다고 말씀 드렸죠 여기서 관건은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전기를 발전하느냐’ 입니다 재생에너지로 발전을 한다면 이상적인 그린수소가 되겠지만, 문제는 재생에너지 발전은 안정성에서 떨어진다는 것이죠 전기 공급이 들쭉날쭉하다면 수소 대량 생산은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원자력 발전소가 대안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발전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 원전은 화석연료는 물론 재생에너지를 압도합니다 균등화발전비용, 즉 서로 다른 발전원 간 발전 비용을 표준화해서 따져보는 지표가 있는데요 원전의 균등화발전비용은 태양광의 절반, 해상 풍력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합니다 따라서 수소 경제성 확보 차원에서 원전이 가장 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또 원전은 단일 발전원 가운데 탄소 배출이 가장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1kwh당 원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은 9g으로 1,000g인 석탄, 450g인 천연가스는 물론 풍력(11g)·태양광(44g)보다도 훨씬 낮습니다 종합하면 탈원전을 핵심으로 하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정작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수소 로드맵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 이런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탈원전이라는 명분 때문에 수소 주도권을 선점할 기술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셈이죠 수소 활성화 측면에서도 탈원전 정책은 재고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네 거리에는 수소차가 늘어나고 또, 연료전지 발전소도 확대되고는 있지만, 수소가 더 완벽한 에너지원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조양준 기자, 수소산업에 대한 자세한 얘기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