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단 기소…불법 만연 조합장 선거 왜? / KBS 2023.09.27.
[앵커] 지난 3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에서 강릉의 한 지역 농협 직원들이 조합장의 불법 선거 운동을 돕다가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조합장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데 견제도 잘 안 돼 부당한 일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보도에 정상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근 조합장이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된 강릉의 한 지역농협입니다 이 농협 조합장은 지난 3월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회삿돈 2억 5천여만 원으로 조합원과 대의원에게 상품권과 소고기 선물세트를 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협 직원 7명도 조합장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선거 전날까지 선거운동용 문자메시지를 보낸 직원 2명은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농협 직원/음성변조 : "제가 모시던 분이셨고 전무일 때도 그렇고 상무일 때도 그렇고 제가 문자나 이런 런 것들에 대해선 제가 글 이런 것들은 총무계에서 공지를 다 쓰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부탁을 하신 거죠 "] 이들은 통상적인 업무를 했다는 입장이지만, 조합원 사이에선 얘기가 다릅니다 [○○농협 조합원 : "자기 측근은 좋은 자리에 자기가 관리하기 편한 데 놔두는 건 당연하니까, 뭐 그런 부분에서는 당연히 잘 보이려고 하는 직원들은 선거 때 도와달라면 도와줄 수밖에 없죠 "] 특히, 조합장은 인사와 예산을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데, 비상임조합장의 경우 연임에 대한 법적 제한도 없습니다 지역 농협은 노동조합이 없는 곳들도 있어 노동자가 부당한 일을 겪더라도 구제받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지난 조합장 선거에서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운동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합장 등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830여 명에 이릅니다 [이지웅/지역재단 좋은농협만들기 사무국장 : "조합원과 대의원의 민주주의에 관한 훈련이 부족하고, 또 조합원들이 목소리를 내기에는 그 사업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까 봐 잘 못 나서고 있는 상황도 있고요 "] 농협중앙회는 지역농협 감시를 위해 조합감사위원회와 각 지역본부 내 검사국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 곳이 넘는 지역농협을 모두 감독하기에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BS 뉴스 정상빈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