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7만 8,000원의 무게 - 2022.08.25 [MBN 뉴스7]

[김주하의 '그런데'] 7만 8,000원의 무게 - 2022.08.25 [MBN 뉴스7]

관물불수 '관청의 물건은 받지 않는다 '라는 이 말은 공금이나 공공의 물품에 손을 대지 말고 엄격히 대하라는 겁니다 예로부터 공직에 나가는 이들에게 준칙 1호처럼 여겨진 규율이기도 하지요 다산 정약용도 청렴은 목민관의 본무라면서 만약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백성들이 도둑이라고 손가락질할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작년 8월 더불어민주당 관련 인사 3명과 식사를 하고, 자신의 식사비를 제외한 나머지 식사비 7만 8천 원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법인카드를 유용한 혐의로, 그리고 타인 명의로 의약품을 대리 처방받았다는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죠 이재명 의원은 이를 '7만 8천 원 사건'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지지층 사이에선 '겨우 7만 8천 원 때문에 120곳을 압수수색한 거냐'라는 비난이 이어졌죠 사건에 있어 이름은 참 중요합니다 중국은 코로나19 초기,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것에 강력하게 항의해 결국 세계보건기구가 이름을 바꾸게 했지요 우리만 봐도 검수완박이라 부르냐 마느냐를 두고 핏대를 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각에선 7만 8천 원이라는 네이밍으로 인해 당초 제기된 의혹들, 그러니까 샌드위치, 과일 등을 도청 행사 명목으로 구매해 집으로 빼돌리고, 이 의원 집으로 소고기를 갖고 가기 위해 개인 카드와 도청 법인 카드를 '바꿔치기'했다는 제보가 묻혀버리게 됐다고 합니다 '작은 잘못으로 가혹한 형벌을 받았다는 식'이라면서요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당시 야당이 추천했던 강 모 KBS 이사는 법인카드를 부당 사용했다는 이유로 해임됐는데, 이때 김밥집에서 2,500원을 결제한 것도 문제가 됐었죠 관태어환성 관직을 오래 맡다 보면 초심이 흐려지고, 높은 자리에 오르다 보니 백성이 눈 아래로 보인다는 말입니다 아니라고요? 그럼 해명이 아니라 반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옳지 않을까요 용서는 진정한 사죄와 반성에서 비롯되는 거니까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7만 8,000원의 무게'였습니다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 MBN 유튜브 커뮤니티 MBN 페이스북 MBN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