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하나님 뜻”…신도 투자금 가로챈 목사

[뉴스 따라잡기] “하나님 뜻”…신도 투자금 가로챈 목사

기자 멘트 "월 8% 수익과 원금을 보장한다 " 다단계나 부동산 투자 사기에서나 들어 볼 법한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투자 제안이 종교 시설에서, 그것도 한 목사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설교 시간에 교리는 설명하지 않고, 신도들에게 높은 배당금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끌어모았습니다 "투자는 하나님의 명령"이라며 교회 산하에 연구소까지 차렸습니다 신망받던 목사의 이런 말에 신도들은 6년 동안 2백억 원 가까운 돈을 냈습니다 신도들은 과연 목사의 말대로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종교 시설입니다 목사의 강연이 시작되고, 앉아있던 신도들이 박자에 맞춰 손뼉을 칩니다 얼핏 보면 예배 장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투자 상품을 소개하는 설명회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A모 씨는 솔깃한 제안을 들었습니다 녹취 피해자 A(음성변조) : “이번이 특별한 기회다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 투자해서 받은 수익을 주고 이걸로 편안하게 신앙생활 하게끔 도와주고 있다 ” 투자를 권유한 사람은 교회 담임 목사인 박 모 씨 월 2%에서 많게는 8%까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신도들에게 투자를 권했습니다 평소 믿고 따랐던 목사의 제안이라 신도들은 별 의심 없이 투자금을 건넸습니다 하지만 약속했던 배당금은 커녕, 원금도 찾지 못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녹취 피해자 A(음성변조) : “1년 만기였기 때문에 1년 될 때쯤 ‘원금을 돌려주십시오 ’라고 했는데 응하지 않더라고요 ” 이런 피해자는 한 두 명이 아닙니다 인터뷰 류병규(경위/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최고 8%의 이자를 주겠다 이렇게 속여서 약 150여 명을 상대로 6~7년간에 걸쳐서 200억 원 상당을 자금 조달한 사건입니다 ” 2008년 서울 강남에 교회를 세운 박 목사 녹취 피해자 B(음성변조) : “계속 불러서 상담하고 기도를 해 줄게 (하고) 사람 마음을 한 꺼풀 무너트리고 이야기를 꺼내니까 고마운 마음도 생기고 풀어지는 거죠 경계했던 게 ” 신도들에게 신뢰를 쌓아가던 박 목사는 종교 단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투자 연구소를 세웁니다 교회 강당에서 열린 투자 설명회에선 벤처 기업이나 주식 투자 등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녹취 피해자 A(음성변조) : “처음에 갔을 때는 투자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어요 두 번 만났고 세 번째쯤 됐을 때 교회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투자를 하면 수익을 많이 해주고 그러면 편안하게 신앙생활 할 수 있게 해주겠다 ” "신의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투자하는 주식마다 주가가 오른다" "전세금을 빼서 투자하고 월세를 살라"는 황당한 말까지 했습니다 돈이 없다고 하면 사채까지 알선했습니다 그런데도 평소 믿고 따랐던 목사였기 때문에 신도들은 별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A(음성변조) : “자기가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서 투자한 주식은 항상 오르기 때문에 안전하다 그리고 7년 동안 자기가 하면서 한번 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이자 그날그날 날짜 미루지 않고 꼬박꼬박 지급하는 거를 믿어라 ” 종교인과는 어울리지 않는 행동은 계속됐습니다 인터뷰 피해자 B(음성변조) : “주기적으로 사람들을 앞에 세우더라고요 계속 그러니까 세울만한 위치가 되는 사람들 교수, 뭐 그런 직장인들? 그런 이야기를 수시로 하니까 저희도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고 이왕 발 들인 거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 처음 몇 번은 배당금이 꼬박 꼬박 입금돼 더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피해자 A(음성변조) : “매달 같은 날 지급이 되는 거거든요 은행에 이자 찍히듯이 매달 같은 날에 이자가 찍히는 거죠 ”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박 목사가 만든 연구소는 실제로는 아무런 투자 활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투자한 신도들의 돈을, 먼저 투자한 신도들에게 주는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