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스며드는 것 안도현 / 섬 서덕준 해바낭송](https://poortechguy.com/image/OVXhc4XQfPQ.webp)
[시낭송]스며드는 것 안도현 / 섬 서덕준 해바낭송
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섬 / 서덕준 섬 하나 없는 바다에 홀로 출렁이는 것이 삶인 줄 알았고 장미의 가시가 꽃잎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그대야 홀로 얼마나 바닷물이 차가웠니 그래 그 욱신거리는 삶은 또 얼마나 삐걱거렸니 그대의 바다에 조그만 섬이 뿌리를 내리나니 힘겨웠던 그대의 닻을 잠시 쉬게 해 섬 전체가 장미로 물드는 계절이 오면 그대는 가시가 아니라 사정없이 붉은 꽃잎이었음을 알게 해ㆍ #해피바이러스 #행운을주는시 #힐링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