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소극장, 밤엔 대리기사…생계 전선에 뛰어든 배우들 / KBS뉴스(News)

낮엔 소극장, 밤엔 대리기사…생계 전선에 뛰어든 배우들 / KBS뉴스(News)

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어렵지 않은 곳이 별로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연극계는 대부분의 공연이 취소되는 등 타격이 가장 큰 분야 중 하나입니다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은 연극인들은 생계를 위해 각종 부업을 하며 공연이 재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이들의 사정을 양민철 기자가 만나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황금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30일 저녁 17년 차 연극배우 설재근 씨는 대리운전을 하기 위해 합정역으로 향합니다 준비 중이던 연극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벌이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설재근/연극배우 : "(대리운전 기사 일을) 취미성 알바로 했었는데, 그걸 한 지는 1년 좀 넘었고, 그런데 이게 지금 완전히 이렇게 생업처럼 될 줄은 "] 하지만 대리운전을 찾는 사람마저 줄어 두 시간 동안 손님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제 이동해야 될 것 같아요 여기 한 시간 반 가까이 있었는데 "] 코로나19로 미뤄졌지만, 언제 재개될지 모를 공연 준비도 소홀히 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밤새도록 아주 내리치더만!"] 밤에는 대리기사 일을 하고 낮에는 연극 연습을 하길 3달째,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일단 (공연) 쉬는 기간 동안 수입은 제로인데, 프리랜서 지원이라는 게 사실상 정부가 지원하는 차원에서는 고맙긴 하지만, 너무 많은 손해가 나는 게 사실 현실이니까 "] 연극 제작자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부분 공연이 취소되면서 배우들 급여마저 끊겼습니다 [정진국/파랑씨어터 대표 : "배우들 페이(급여)나 아르바이트, 운영비 자체도 (감당)되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까 지금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6개월 이렇게 가다 보면 저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지난주부터 연극 한 편을 다시 시작했지만, 관객은 단 6명뿐이었습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한 달여간 연극인들이 입은 피해 규모만 18억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연극인들은 관객이 가득 찬 무대에 다시 서는 날만을 기다리며 오늘 하루도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