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참사 100일①]고통은 진행형 ㅣMBC충북NEWS

[제천참사 100일①]고통은 진행형 ㅣMBC충북NEWS

[앵커] 29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제천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로 꼭 100일이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세간의 관심을 멀어졌지만, 그 때 그자리에서 안타까운 희생을 목격했던 사람들은 고통스런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사가 할퀴고 간 현장을 김영일 기자가 다시 찾았습니다 [기자]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짙어져 가는 3월의 마지막 주, 29명이 희생된 스포츠센터 건물 주변은 여전히 한 겨울입니다 어머니와 마지막 인사조차 나누지 못한 50대 아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분향소를 찾아 아침 인사를 올립니다 그러나 그리운 어머니도, 보고 싶은 여동생도, 귀여운 조카도 다시는 만날 수 없습니다 왜 이런 비극이 있었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그 날의 진실을 반드시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유가족] "(가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 이렇게 노력했구나 이런 모습을 나중에라도 만약에 저승에서 만난다면 그렇게 해줄 수 있으려면 저는 이보다 더한 것도, 더 힘들게도 일을 할 것 같아요 " 남겨진 빈방은 아직도 세상에서 가장 긴 외출을 떠난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포장도 뜯지 않은 택배도 주인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책상 한켠을 지키고 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착한 딸, 화재 건물 앞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지도 못할 희망을 줬던 아버지는 미안함에 아직도 딸을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영조/제천 화재 유가족] "무려 20분 이상을 통화를 했는데 있었는데, 그때는 제대로 구조대원들이 들어가 줬으면, 살 수 있었을 텐데 " 아직도 흉물스럽게 남아 있는 화재 건물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입니다 (S/U) "참사를 목격한 주민들과 주변 상인들의 고통도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 참사 현장을 피해 시민들이 발길을 끊으면서 주변 상가들의 매출은 절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불 난 건물이 언제 철거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문을 닫는 상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라지환/식당 주인] "지인들이나 와서 팔아주는 거지 원래 오셨던 분들도 (안 오세요 ) 단골들이 떨어졌어요 단골들이 미안한 마음에 안 온다고 그러더라고요 " 제천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 하지만 화마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했던 사람들에게 시간은 아직 2017년 12월 21일에 멈춰있습니다 MBC뉴스 김영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