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참사 100일②]무엇이 달라졌나 ㅣMBC충북NEWS

[제천참사 100일②]무엇이 달라졌나 ㅣMBC충북NEWS

[앵커] 제천 화재 사건은 전형적인 사회적 참사였습니다 진상규명을 통해 본질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 쳤습니다 100일 보내면서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또 얼마나 더 바뀌어야 하는지를, 이재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유난히 춥던 겨울날 갑작스레 제천을 덮친 대형 참사는 우리에게 안전에 대한 수많은 화두를 던졌습니다 초기 부실 대응 논란을 키운 충북 소방의 총체적 문제부터 미비한 소방법규,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인허가 절차와 점검·감독까지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안전불감증의 적나라한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많은 것을 앗아간 만큼 여러가지 교훈도 남겼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지만 소방당국과 지자체는 제2의 참사를 막겠다며 각종 개선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소방청은 예고없는 소방특별조사와 소방시설 자체점검 실효성 강화 등 예방 대책을 추진합니다 고질적인 인력·장비 문제 해결을 위해 충북 소방은 올해 신임 소방관 3백여 명을 뽑습니다 낡은 아날로그무전기는 모두 디지털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지휘조사팀장 공모제도 실시합니다 충북소방본부 신청사를 지어 지휘부와 119종합상황실 운영을 일원화 하기로 했습니다 관련 인터뷰 보시겠습니다 [주영국/충북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 "제천 화재를 계기로 충북소방의 업무혁신을 통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24일 충북소방의 과감한 업무혁신을 위해서 5대 과제 17개 이행과제를 선정해 단계적으로 추진 중에 있습니다 " 국회도 부랴부랴 법을 고쳤습니다 일정 규모 이상 공동주택에 소방차 전용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것부터 시작해 모두 7개 법률을 손봤습니다 제천시도 후속 대책을 내놨습니다 소방차 다니는 길을 반드시 확보하겠다, 앞으로는 안전 점검을 내실있게 하겠다 같은 사후 약방문 식 보도자료가 쏟아졌습니다 그렇다면 진상규명 작업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요? [김인동/유족] "소방관들도 죄가 하나도 없다, 제천시청 공무원도 죄가 하나도 없다, 충청북도지사님도 죄가 하나도 없다, 소방관 총괄 책임하는 소방청장도 죄가 없다, 이거 뭔가 잘못된 거 아닙니까?" 경찰은 수사관 수십 명을 투입해 100일 가까이 수사를 벌였지만 스포츠센터 건물주와 직원 등 5명에 대한 수사만 마무리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초기 부실 대응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제천소방서장과 지휘조사팀장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입건됐지만 여전히 보강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현장 대응 미흡을 이유로 소방 지휘관에 대한 형사처벌은 처음있는 일로 여론이 찬반으로 나뉘어 민감하고 논쟁적입니다 부실 인허가, 사후 점검·감독 의혹을 받은 제천시 공무원에 대한 수사는 고의성 입증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난항에 빠졌고 건물 실소유주 의혹을 받고 있는 강현삼 도의원에 대한 수사도 강 의원이 건물 경매과정에 개입해 돈을 투자했다는 정황과 소문은 무성하지만 뚜렷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답보 상태입니다 참사 이후 뿌리깊은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고 대형사고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변화와 시도는 분명 바람직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론 잠재우기식 땜질용 처방에 그친다면 제2, 제3의 참사는 언제 어디에서나 되풀이될 수 있음을 가슴 깊이 새겨야합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